
박인비가 기아클래식 최종일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칼스배드(美 캘리포니아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했다."
‘골프여제’ 박인비(33ㆍKB금융그룹)의 솔직한 마음이다.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아비아라골프장(파72ㆍ6609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기아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5타 차 대승을 거둔 직후다. 2021시즌 처음 출격한 대회에서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지난해 2월 호주여자오픈 이후 통산 21승째를 수확했다.
"3개월여 만에 나선 대회였는데 정말 좋은 플레이를 했다"는 박인비는 "어떻게 경기를 했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기뻐했다. 5타 차 선두로 출발해 11개 홀에서 버디만 3개를 낚으며 큰 위기 없이 순항했다. 그러나 12~13번홀에서 연속보기를 범하며 잠시 주춤했다. 16번홀(파4)에서 천금같은 이글을 잡아내며 경쟁자들의 추격에서 멀찌감치 달아났다.
"타수 차이가 꽤 많이 나서 오히려 압박감을 느꼈다"면서 "16번홀 이글로 정말 큰 안도감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LPGA투어 다승 공동 25위로 올라섰고, 박세리(44·은퇴)의 한국 선수 최다 우승(25승)에 4승을 남겨놓고 있다. "박세리 선배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존경했던 분"이라는 박인비는 "그녀의 발자취를 따르려 노력하는 건 항상 기쁘다"면서 "그녀의 업적에 가까워져서 정말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다음달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골프장(파72ㆍ6763야드)에서 열리는 2021시즌 첫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2013년 우승한 적이 있는 ‘약속의 땅’이다. 우승 시 메이저 8승째다. "사실 다음주 메이저를 위한 준비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을 훨씬 뛰어넘었다"며 "컨디션이 좋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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