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17 08:04

[재미있는 골프규칙] "선수가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서명하면?"

빅토르 호블란은 더플레이어스 1라운드 15번홀 마크 실수로 잘못된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지만 실격은 면했다.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서명을 해도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선수가 규정을 어긴 것을 몰랐다면 가능하다.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은 실제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파72ㆍ7189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1500만 달러) 1라운드 당시 15번홀(파4) 그린에서 마크 실수를 했다. 하지만 오소플레이 퍼팅을 모르고 벌타 없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라운드 직후 어머니와 전화 통화하다가 사실을 알았다. "15번홀에서 벌타를 받았냐"고 묻자 호블란은 "무슨 말씀이세요"라고 되물었다. 어머니는 "글쎄, 마크를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았던데"라고 지적했다. 호블란이 급하게 PGA투어 경기위원회에 연락해 15번홀 상황을 찍은 비디오가 있는지 문의한 이유다. 영상 확인 과정에서 마크를 정확한 위치로 이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자인 저스틴 토머스(미국) 퍼팅 라인을 위해 마크를 왼쪽으로 옮겼는데, 토머스의 플레이 직후 원래 지점 보다 더 왼쪽에 놓았다. 문제는 호블란이 이미 스코어카드에 서명했다는 점이다.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서명하면 곧바로 실격 처리다. 다행히 ‘선수가 규정을 어긴 것을 몰랐다면 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골프규칙 3.3b에 따라 극적으로 생존했다.
호블란은 어머니의 ‘매의 눈’으로 실격을 면했다. 첫날 스코어는 오소플레이에 따른 규칙 14.7와 함께 2벌타를 더해 이븐파 72타로 수정됐다. 호블란이 2라운드 2오버파 74타 부진으로 3라운드 진출 타수에 ‘2타’가 부족해 아쉽게 ‘컷 오프’ 됐다는 게 흥미롭다. 1라운드 2벌타가 아니면 본선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PGA투어 22경기 연속 컷 통과 기록까지 중단되고 말았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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