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행복한 결말이다."
최혜진(21ㆍ롯데)의 이야기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단 선수다. 아마추어시절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제패할 정도로 대단했다.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차세대 월드스타를 예약했다. 2018년 신인왕에 올랐고, 지난해는 메이저 1승 포함 5승을 앞세워 다승과 상금, 대상, 평균타수 등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했다.
올해 KLPGA투어를 평정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무관에 시달렸다. 지난 6월 S-오일챔피언십에선 첫날 8언더파를 몰아쳐 선두에 나섰지만 악천후로 대회가 취소되면서 우승이 아닌 '1위'에 그쳤다. 지난주까지 15개 대회에 등판해 모두 본선에 진출했고, 무려 13차례나 '톱 10'에 진입했다. 일찌감치 대상(499점)을 확정했다.
최혜진이 마지막에 웃었다. 15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골프장 올드코스(파72ㆍ6747야드)에서 끝난 2020시즌 최종전 SK텔레콤ㆍADT캡스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일 3언더파를 쳐 1타 차 우승(12언더파 204타)을 일궜다.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해 5번홀(파5) '덩크 샷 이글'이 돋보였다.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ㆍ서울경제레이디스클래식 이후 1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는 기쁨을 맛봤다.
아마추어 2승을 포함해 통산 10승째 사냥이다. 우승상금 2억원을 보태 상금 6위(5억3827만원)로 마쳤다. 대상은 2018년부터 3연패다. "우승이 나오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는 최혜진은 "오늘은 우승이 간절했다"며 "너무 기분이 좋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샷 이글이 나왔을 때는 우승을 했었다"면서 "시즌이 끝난 만큼 집에서 편하게 강아지랑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신인왕 유해란(19ㆍSK네트웍스)이 2위(11언더파 205타)다. 김효주(25ㆍ롯데)가 공동 3위(10언더파 206타)로 선전했다. 상금(7억9714만원)을 비롯해 다승왕(2승), 평균타수 1위(69.57타)에 등극했다. "평균타수 1위를 해서 기쁘다"며 "운이 좋게 상금왕까지 했다"고 환호했다. 장하나(28ㆍ비씨카드)가 공동 3위다. 디펜딩챔프 안송이(30ㆍKB금융그룹)는 7오버파로 부진해 공동 21위(3언더파 213타)까지 떨어졌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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