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1.12 10:01

[마스터스] "그린 재킷의 역사"…올해 챔피언은?

타이거 우즈(오른쪽)의 지난해 마스터스 우승 당시 2018년 챔프 패트릭 리드가 '그린 재킷'을 입혀주는 모습. 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그린 재킷(Green Jacket)."
'명인열전' 마스터스는 우승자에게 트로피 대신 '그린 재킷'을 준다. 샘 스니드(미국ㆍ1949년)가 최초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측은 1948년 이전 챔프들에게는 소장용을 보냈다. 마스터스를 창설한 '구성(球聖)' 보비 존스(미국)가 잉글랜드 로열리버풀 방문 당시 캡틴들의 붉은 재킷에서 영감을 얻어 1937년 회원용으로 제작했다. 처음에는 주최 측과 패트런(갤러리)을 구분하기 위한 용도였다.
이후 전년도 우승자가 옷을 입혀주는 독특한 전통까지 생겼다. '옛날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1966년 타이틀방어에 성공한 뒤 고민하다가 결국 혼자 그린 재킷을 착용했다. 닉 팔도(잉글랜드ㆍ1989~1990년)와 타이거 우즈(미국ㆍ2001~2002년) '2연패' 때는 오거스타내셔널 회장이 도왔다. 챔피언은 1년간 옷을 간직했다가 이듬해 반납해 '챔피언스 라커룸'에 영구 전시한다.
"식당과 영화관 등 사람이 몰리는 장소에서는 가급적 착용하지 말라"는 특별 지침이 있다. 선수들은 그러나 그린 재킷을 입고 이곳저곳을 누비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다. 필 미컬슨은 2010년 우승 직후 도넛가게, 버바 왓슨 2014년 와플가게,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는 2019년 패스트푸드업체 칙필레이 텍사스주 우들랜드점에 들러 햄버거를 주문해 장외화제가 됐다.
그린 재킷은 1967년부터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턴테일로링이라는 회사에서 독점 공급하고 있다. 디자인 역시 3개의 버튼이 달린 옛날 모습 그대로다. 3라운드 직후 우승권에 있는 선수들의 체형에 맞게 여러 벌을 준비해 최종 4라운드에서 시상식을 치르고, 나중에 다시 정확한 치수를 측정해 맞춤 옷을 완성한다. 호주산 울 소재로 원가는 250달러(28만원)에 불과하다.
경매가가 최고 68만2000달러(7억6000만원)를 찍었다는 게 흥미롭다. 1934년 초대 챔프 호턴 스미스(미국)다. 2년 뒤인 1936년 곧바로 두번째 우승을 차지한 '골프전설'이다. 수십년동안 사라졌다가 친척이 벽장에 보관한 사연과 함께 세상에 나타났다. 1993년부터 챔피언 요청에 따라 클럽하우스 모양 트로피를 준다. 2016년 9월 타계한 아널드 파머(미국)의 트로피는 44만4000달러(5억원)에 팔렸다. 올해는 우즈가 여섯번째 그린 재킷 수집에 나섰다.

마스터스는 1993년부터 우승자 요청에 따라 클럽하우스 모양의 트로피를 만들어준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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