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1.12 10:26

[마스터스] 올해는 11월 "오거스타내셔널 가을 공략법은?"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마지막 18번홀. 타이거 우즈가 연습라운드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오거스타내셔널이 달라졌다."
'명인열전' 마스터스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1월에 열린다. 격전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75야드)은 진달래와 철쭉 등 흐드러진 봄 꽃 대신 단풍이 든 풍경부터 생소하다. 선수들 역시 4월과 다른 기후와 코스 특성을 파악하느라 바쁘다. 전문가들은 "춥고, 맞바람이 부는 등 장타자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가을 오거스타 "무엇이 달라졌나"=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죽기 전에 꼭 라운드하고 싶다는 대표적인 '버킷 리스트(bucket list)'다.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1930년 인디언 농장 45만평을 사들여 설계가 앨리스터 매킨지와 함께 조성했다. 1년에 무려 6개월을 휴장하는 철저한 코스 관리로 그야말로 마스터스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디봇 하나 없는 카페트 페어웨이를 자랑한다.
잔디는 버뮤다 그라스다. 기온이 떨어지면 황갈색으로 바뀌지만 골프장 측은 지난달 한지형 라이 그라스를 덧파종해 비슷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버뮤다와 라이 그라스 혼합은 코스 공략에서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물을 많이 주는 품종으로 페어웨이가 축축해 단타자들은 그린 공략이 더 어려워진다. 차가운 북서풍까지 가세해 일단 비거리 확보가 급하다.
마스터스는 US오픈이나 디오픈 등 다른 메이저와 달리 전통적으로 러프가 길지 않고, 항아리 벙커도 없다. 문제는 '유리판 그린'이다. 1m 내리막 퍼팅한 공이 홀 앞에서 멈출듯 하다가 밖으로 굴러 나간다. 장타를 앞세워 다음 샷에서 최대한 짧은 아이언을 잡고, 공을 오르막 라이에 세워야 하는 이유다. 18개 홀 모두 서브에어 시스템을 가동해 그린 표면이 항상 건조하다.

오거스타내셔널의 승부처 12번홀, 올해는 봄 꽃 대신 단풍이 불게 물들었다.




▲ 아멘코너 "올해는 무슨 일이?"= 최대 승부처는 11~13번홀, 이른바 '아멘코너(Amen Corner)'다. 11번홀(파4)은 페어웨이 왼쪽 호수를 피하는 티 샷 정확도가, 12번홀(파3)은 그린 앞 개울과 뒤쪽 벙커 사이 좁은 공간에 공을 떨어뜨리는 '송곳 아이언 샷'이 필수적이다. 현지에서는 "1931년 아메리칸 인디언 무덤을 발견했다"며 "이상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는 '인디언의 저주'로 유명하다.
실제 조던 스피스(미국)가 2016년 최종일 '쿼드러플보기 참사'로 다잡았던 우승을 날렸다. 티 샷과 드롭존의 세번째 샷 모두 크릭으로, 다섯번째 샷은 그린 뒤 벙커에 떨어져 '6온 1퍼트'가 나왔다. 버바 왓슨(미국)은 2013년 마지막날 공을 세 차례나 크릭으로 날리는 난조 끝에 '9온 1퍼트' 10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011년 4타 차 선두에 나선 최종 4라운드 '4퍼트' 더블보기로 자멸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해 우승 당시 12번홀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게 흥미롭다.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의 티 샷한 공이 이 벙커 턱에 떨어진 뒤 흘러내려 물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로 이어졌다. 아멘코너를 벗어나는 13번홀(파3) 또한 만만치 않다. '2온'이 가능하지만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2018년 첫날 8오버파 13타 '옥튜플보기(Octuple Bogey)'를 기록하는 등 방심은 금물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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