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최근 의료현장에서 프로포폴, 미다졸람,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 관리와 관련한 형사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상당수 의사들은 “실제 불법 투약이나 유출에 관여한 적이 없는데 왜 형사처벌까지 받느냐”고 의문을 갖는다. 그러나 최근 법원은 향정신성의약품 관리에 관하여 의사에게 상당히 높은 수준의 관리·감독의무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인천지방법원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간호조무사가 마약류 재고관리 및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 보고 업무를 담당하면서 허위 보고를 한 사건에서 의사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였다. 법원은 의사가 저장시설 점검, 점검부 작성, 실제 사용량과 보고량 대조 확인 등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성형외과 간호조무사가 마취기록지를 변조하고 NIMS에 허위 입력을 하여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을 은폐하였다. 해당 의사는 재고를 형식적으로만 확인하였을 뿐 실제 수량을 점검하지 않았고 기록 변조도 발견하지 못했다. 법원은 이러한 관리 소홀을 인정하여 의사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산부인과 원장이 프로포폴을 별도 저장시설이 아닌 책상 서랍에 보관하고 열쇠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사건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였다. 해당 사건에서는 종업원이 프로포폴을 반출하여 투약했고 결국 사망 결과까지 발생했다. 법원은 원장이 상당한 주의ㆍ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판단했다.
위반행위의 직접 행위자는 직원이었지만, 법원은 의사에게 관리ㆍ감독 책임을 물었다. 단순히 “직원을 믿고 맡겼다”는 사정만으로는 면책되지 않는 것이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실제 재고 점검이다. 실제 수량 확인 여부, 투약기록과 재고의 일치 여부, 차트와 NIMS 보고 내용의 일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관리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최근 판결들을 종합하면 법원이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사항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 실제 재고와 장부상 재고를 정기적으로 대조했는지, 둘째, 마취기록지·진료기록과 NIMS 보고내용을 비교·확인했는지, 셋째, 향정신성의약품 보관장소에 대한 접근통제 체계를 운영했는지, 넷째, 직원 교육과 내부 점검 결과를 문서로 남겼는지 여부다.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행정상 실수가 아니다. 최근 하급심 판결들은 의사에게 상당한 수준의 관리·감독의무를 요구하고 있으며, 실제 불법 유출이나 허위 보고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형사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사건 발생 후 대응보다도, 지금 당장 재고 점검 체계와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형사 리스크 관리 방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