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1.06 11:29최종 업데이트 21.11.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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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치료제 개발 속도 높이려면? 식약처 "의료기기가 맞는지 유권해석부터 받아라"

의료정보학회 학술대회, 정신질환 약물 거부 문제 해소·만성질환 자가 관리·안전성 확보 등 개발 확산세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정신질환자의 약물 거부 문제 해소, 만성질환자의 지속적인 예방·관리 지원, 용이한 시판후관리(PMS)와 적은 부작용 등을 이유로 디지털치료제(디지털치료기기·DTx) 개발이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에는 허가받은 제품은 없다. 보다 빠른 임상과 허가를 위해서는 웰니스 제품과의 구분이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한영민 주무관은 5일 2021 대한의료정보학회 추계학술대회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세션에서 관련 규제와 정책 동향을 소개했다.
 
 사진 = 식약처 한영민 주무관 대한의료정보학회 추계학술대회 영상 갈무리.

한영민 주무관은 "디지털치료제를 포함한 디지털헬스기기의 시장이 연평균 4.6%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3148조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는 잇따라 디지털치료제들이 품목허가를 받고 임상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주무관은 "아직까지 국내에는 품목허가가 이뤄진 제품이 없으나 5개 제품이 개발을 완료한 후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이와 함께 지난해 의료기기산업육성 및 혁신의료기기지원법 제정으로 혁신의료기기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업 인증제도와 특례가 마련됐고, 뷰노를 필두로 14개의 혁신의료기기가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치료제는 질병의 예방과 관리, 약물치료 최적화, 질병 치료 등에 관여하기 때문에 규제기관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분야며, 웰니스 영역과는 다르다. 해당 분야는 임상시험과 지속적인 근거 창출 필요하며, 의사 처방을 통해 사용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치료제는 의료기기와 같은 개발 과정 거쳐야…'웰니스'와 구분짓는 것이 최우선"

한 주무관은 "디지털치료제의 가장 큰 강점은 복약관리와 모니터링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정신과 분야 질병 치료와 만성질환 관리 분야에서의 개발이 많이 이뤄진다"면서 "규제적인 입장에서 해당 분야는 의료기기 관리 대상에 속하며, 이 같은 이유로 디지털치료기기로 용어를 혼용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8월 선제적으로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발간했으며, 이에 따르면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환자를 사용 대상으로 명시해 웰니스 기기와 구분을 지었고 임상시험·근거문헌 등을 통한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또한 구체적인 질병 치료 목적(적응증, 효능 및 효과)이 있어야 하며, 기존 의약품, 의료기기 또는 다른 치료와 병용 또는 독립 사용이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임상진료지침이나 SCI 논문 등이 없는 디지털치료제는 연구자 임상 등을 통해 초기 근거 확보가 필수다. 

한 주무관은 "전향적 임상시험 자료 를 제출하거나, 치료기전(작용원리)에 대한 근거자료가 없으면 탐색적 임상시험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디지털치료제 특성상 잘 설계된 임상시험에서는 유효성이 높기 때문에 허가 후 반드시 리얼월드데이터를 확보해 실사용증거(RWE)를 통한 유효성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치료제(3.5~5년) 임상시험 기간이 의약품(15년) 보다 짧고 비용도 적게 들지만 허가 기간을 보다 단축시키고 시행착오를 덜기 위해 반드시 식약처에 유권해석을 받아봐야 한다"면서 "작용원리와 적응증(질병치료개선), 주요기능과 성능 등을 기준으로 일단 의료기기가 맞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권해석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식약처와 개발과정에 대해 소통하면 품목허가에 있어 상당한 도움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의약품·의료기기 상용화는 '수가' 덕분…의사 처방·환자 활용 가능하게 제도 개선 필수"

이날 해당 세션에서는 실제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다양한 디지털치료제 소개를 비롯해 환자와 의사 관점에서의 가치, 디지털표현형의 치료적 적용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알코올중독·니코틴중독 분야 DTx를 개발 중인 서울성모병원 오지훈 교수는 "우리나라는 약물 중독 비율은 적지만 알코올과 니코틴 중독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국민보건 향상과 만성질환 관리 측면에서 반드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개발자들이 무조건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면서 "실제 2년전부터 개발해온 알코올, 니코틴 중독 개선 앱은 지나치게 많은 내용이 담겨 활용이 어려웠다. 최근 니코틴만 특화해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한 개인맞춤형 8주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디지털치료제의 경쟁 상대는 의약품이 아닌 스마트폰이며,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면서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규제적 개선이 이어져야만 디지털치료제 개발과 활용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이미 일본에서는 니코틴 중독을 위한 디지털치료제가 식약처 임시승인을 받고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단계"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등의 규제가 대폭 개선돼야 한다. 다행히 정부에서 개발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협조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디지털치료제를 환자가 사용하다보면 반드시 피드백을 위해 의료진의 원격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의료진의 노동력, 시간 등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사진 = 에임메드 김수진 상무 대한의료정보학회 추계학술대회 영상 갈무리.

현재 ADHD와 불면증 디지털치료제를 개발 중인 에임메드 김수진 상무 역시 다양한 이점과 가치를 소개하면서, 원활한 활용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제안했다.

김 상무는 "디지털치료제는 인체 영향이 적고 안전성은 높으며, 처방 후에도 사용자 로그 수집이 가능해 별도의 코호트 연구 없이도 리얼월드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판 후 관리(PMS)가 가능하다"면서 "특히 환자 입장에서는 기존 치료 외에도 근거기반의 대체의학이라는 치료 옵션의 확장이 가능해진다. 의사는 데이터 기반의 정량화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고, 더욱이 약물치료가 꺼려져서 병원에 오지 않는 잠재적인 환자의 유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신질환자의 경우 약물 거부 현상이 심한데, 의료진 입장에서는 제한된 상담시간으로 약 처방 이외에는 치료옵션이 적다. 이 같은 이유로 환자들은 근거가 불충분한 것들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김 상무는 "미국 FDA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시적으로 디지털치료제를 허가해줬다. 우리나라도 자살률이나 코로나블루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정부차원에서 디지털치료제 배포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역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3분진료와 약처방에 의존하고 있는만큼 디지털치료제 활용이 필요한 분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들 대다수가 EMR(전자의무기록) 연동이 가능하고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면 치료효능과 선택지를 높이기 위해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의료기기, 의약품 등 수가가 있어서 산업계가 지속적으로 제품화하는 것처럼, 디지털치료제도 의사가 실제 처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수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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