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9.28 08:16최종 업데이트 21.09.2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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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전문간호사 예고에 전공의들도 분개…벌써 수련차질·기피 움직임까지

"전공의 업무범위 줄어드는데 간호사 마취행위까지 책임져야...의료사고 등 부작용만 커질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마취전문간호사 자격인정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문제입니다. 현장에선 교수와 전공의, 간호사들이 한 팀을 이뤄 적절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마취간호사 업무가 확대된다면 그 이후엔 또 어떻게 현장이 변하게 될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대형병원 전공의 A씨)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규칙 개정안을 두고 의료계와 간호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특히 마취통증의학과 등 일부 학계 내 반대 목소리가 뜨겁다. 마취통증의학회는 이대로 가다간 폐과 위기까지 올 수 있다며 마취 업무를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초강수까지 두고 있는 상황이다. 수련병원 현장의 전공의들도 전문간호사 자격인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일 마취전문간호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밝힌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3년차 A씨는 오히려 현장에선 해당 이슈가 조용한 편이라고 전했다. 워낙 예민한 이슈이다 보니 함께 일하는 간호사들과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렵게 털어놓은 속마음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A씨는 법안이 시행될 경우 마취전문간호사가 마취과 의사의 상당 부분 역할을 대신하게 되면서 전공의 수련에도 큰 차질이 올 수 있다고 염려했다. 특히 전공의 사회 내부에선 마취과를 꺼리는 기피과 현상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전공의들은 수술방에서 마취만 하는 것이 아니다. 수술 도중에도 순간순간 바이탈사인을 체크하고 환자의 미세한 변화와 위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실제로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우리가 의사결정을 내리면 전문간호사가 간단한 액팅(처치)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마취에 대한 의사결정 자체를 전문간호사가 내리게 될 수 있게 된다. 학문에 대한 전문성과 교육과정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이는 면허범위 자체를 넘어서는 큰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마취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가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행위에 대한 책임은 모두 마취과 전문의들이 지게 된다는 점도 전공의들에게 큰 압박감으로 다가온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A씨는 "벌써부터 전공의들 사이에서 마취과가면 할 수 있는 일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전공 선택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할 수 있는 업무영역을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책임은 그대로 져야 한다면 누가 마취과를 지원하게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마취통증의학과 2년차 전공의 B씨는 병원 내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문간호사가 필요하다는 간호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트렸다. 본인들은 간호조무사와 업무 성격과 전문성 자체가 다르다며 선을 그으면서 '내로남불'식 논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B씨는 "밖에서 보면 의사와 간호사간 밥그릇 싸움처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의료 직역 간 아예 업무 성격 자체가 다른데 경계를 허물려고 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이라며 "간호협회는 간호사 수가 부족하다면서 처우 개선을 주장하고 있는데, 왜 전문간호조무사를 키워서 쓰겠다는 주장은 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생명을 책임진다는 소명의식으로 버텨왔다. 그러나 앞으로 간호사가 마취를 맡아서 한다고 하니 소명의식과 함께 자존감 자체도 많이 하락한 상태다"라며 "아마 개정안이 통과되고 간호사에 의한 마취가 늘어나게 되면 분명 의료사고 등 현장 부작용은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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