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2.01 06:33최종 업데이트 16.02.01 06:36

제보

"창간 축하 광고는 됐고요"

"뉴스 생일날, 우리 얘기 좀 할게요!!"



|메디게이트뉴스 창간 1주년|


2월 2일은 메디게이트뉴스의 첫 돌이다.
 
사실 메디게이트뉴스도 돈 좀 들여 '스펙터클한' 창간 기획을 하고 싶었다.  
 
전문지 여건 상 일간지 하는 걸 다 따라 하긴 힘드니, 독자께서 고진선처 하길 바란다.
 
 
의료 전문지는 으레 생일이 되면 여기저기 제약사나 병원에 창간 축하 광고를 제안한다. 
 
전문지야 한 푼이 아쉽지만, 그런 '관계에 의한 광고'를 싫어하는 우리 사주의 철학이 확고해 창간 축하광고는 안 받기로 했다.
 
대신 생일을 맞아 우리 얘기나 좀 할까 한다.
 
제약사나 병원, 의사 독자 모두 기사만 재미있게 봐주면, 그게 우리에겐 광고보다 의미 있는 창간 축하다.
 
 

메디게이트뉴스의 모토
 
뉴스 홈페이지 상단의 중앙에 있는 로고 밑을 자세히 보면, 우리 뉴스의 모토(motto)가 적혀 있다.



 
눈치채신 독자도 있겠지만, 속보 경쟁이나 양적 승부보다는 제대로 된 기사를 써보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솔직히 인정한다.

1년이 지난 현재, 창간 때 모토와는 다르게 방향이 다소 애매해졌다.
 
속보 경쟁엔 둔감하고, 기사 수가 적은 건 맞는데, 그것을 담보할 만큼 기사 퀄리티가 높았는지 사실 우리 스스로도 의문이다.
 
그리고 속보나 기사 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도 진실은 아니다.
 
창간 1주년을 맞아 메디게이트뉴스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두 시간이 더 늦더라도, 두 꼭지 줄이더라도' 제대로 쓰도록 노력하겠다.

 
 
누가 기사를 쓰나?
 
전문지 사정을 잘 모르는 독자들은 그래도 명색이 신문사니 열댓 명 이상의 기자가 근무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의료전문지엔 두 자리수 이상의 기자가 상주하는 게 흔하진 않다.
 
메디게이트뉴스 기자도 단출하게 세명이다.
 
소수는 맞는데 정예인지는 모르겠다.
 
한 명이 소홀하면 티가 날 수밖에 없는 인원이라, 각자 최선은 다한다.
  

안창욱 데스크
 
 
메디게이트뉴스 데스크, 기자
의료 정책 담당
전 메디컬타임즈 데스크


데스크는 잠도 없는지 새벽부터 일어나 기사 발행을 하고 취재도 하면서 제일 많은 기사를 쓴다.
 
10년 이상 데스크를 했는데, 다시 작은 규모의 신문사를 책임지면서 취재에 다시 적응하고 있다.
 
새파란 후배들과 함께.
 

송연주 기자

 

메디게이트뉴스 기자
제약 담당
전 헬스코리아 기자

 

제약을 담당하는 송연주 기자는 다른 매체 2명이 일하는 영역을 혼자 다 커버한다.
 
클릭수가 많지 않은 제약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항상 고군분투 중이다.


김두환 기자

 
메디게이트뉴스 기자
병원,학회 담당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두환 기자는 가정의학과 의사지만 기자 경력이 없다. 

똑같은 취재를 해도 다른 기자보단 항상 '두 시간 느리게' 기사를 완성한다.
 
뜻하지 않게 회사의 모토를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 


안창욱 기자 : 한의협 회장의 현대의료기기 시연과 오진

데스크는 축구팀 감독과 비슷하다.
 
중요한 이슈꺼리가 있으면 편집회의를 열어 누가, 무엇을, 어떻게 취재할 것인지 판을 짠다.
 
한의사협회는 1월 12일 오전 10시 김필건 회장이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연다고 한 주 전부터 사전공지했고, 우리는 취재를 어떻게 할지 논의했다. 
 
현대의료기기 시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잘하면 히트상품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촉'이 살짝 왔다.
 
그래서 당초 계획을 바꿔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김두환 기자에게 취재를 맡겼고, 김필건 회장에게 초음파 골밀도 측정과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지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송연주 기자에게는 김 기자가 질문하고, 김필건 회장이 답변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라고 당부했다. 
 
우리처럼 기자가 적은 언론사에서 두 명의 기자가 한 취재에 나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우리가 의도한 대로 그림이 만들어질지도 미지수였다.
 
그런데 12시경 김두환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다소 흥분된 목소리를 듣는 순간 '한건' 했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짜릿했다.
 
김 기자는 기자회견장에서 김필건 회장에게 "어느 부위를 측정했느냐"고 질문했고, 김필건 회장은 "대표적으로 발목 쪽이죠. 아킬레스 건을 중심으로 하는"이라고 답변했다.
 
또 김 기자가 "골감소증인지 골다공증인지 궁금하다"고 묻자 "골감소증으로 봐야죠"라고 대답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한시간 여 후 단독으로 ‘김필건 회장 오진’이라는 탑기사를 날렸고, 이 기사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의사협회는 송연주 기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렸고, 이 영상은 30일 의사협회 비대위가 주최한 전국의사대표자궐기대회에서도 상영됐다.

한의협 회장 골밀도 시연은 '오진'
[동영상] 한의협 골밀도측정 해프닝
의사협회 동영상
 
우리는 믿는다.
 
우리의 기사와 동영상이 국민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송연주 기자 : 내가 뽑은 최고의 기사
 
제약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로서 지난해 썼던 기사 중 리베이트, 성추행 피해자 인터뷰, 막무가내 구조조정 등의 단독 기사는 나름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힘들여 취재하지 않았는데도 의외로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기사가 내겐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전세계 매출 3위 약' 못쓰는 한국 의사들은 약가 후려치기로 신약 출시를 지연시키는 한국의 약가제도에 대해 그동안 느꼈던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냈던 기사다.
 
기사에서 언급된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 말고도 한국의 약가 환경 때문에 한국시장을 철수하거나 전 세계를 다 돌고 나서야 출시한 신약은 많다.
 
그렇다고 한정된 보험재정의 지출을 줄이려는 정부의 입장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획기적인 신약이나 공급이 시급한 약물에는 무엇보다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전 세계 제약시장 10위 안팎의 한국이 남미보다 신약을 늦게 출시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보험당국은 제약사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 이뤄놓은 R&D 성과에 은근슬쩍 숟가락 얹을 생각하지 말고, 정말로 신약개발에 투자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100원을 받아야 하는데 60원밖에 못 받으면, 이 회사는 그 다음 R&D를 이어나갈 돈이 없다.
 
굉장히 현실적인 문제다.


김두환 기자 : 첫 인터뷰가 남긴 트라우마
 
메디게이트뉴스가 일반인들에겐 낯설지만, 의사들 사이엔 꽤 알려져 있다. 
 
덕분에 그 인지도를 활용해 인터뷰에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뉴스를 창간하고 두 달이 지나 4월이 오자,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됐다.
 
비록 전문지지만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되짚고자 데스크와 기획 기사를 상의했다.
 
기자는 단원고 스쿨닥터로 근무 중인 김은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접촉해 인터뷰 약속을 잡는데 성공했다.
 
그녀가 밝혔듯 '메디게이트뉴스'였기 때문에 허락한 인터뷰였다.
 
 
근무 후 첫 인터뷰라 그런지 긴장과 기대가 동시에 들었다.
 
그런 설렘을 참지 못해 약속 두 시간 전에 단원고에 도착해 학교와 교실 사진도 찍고, 인터뷰 질문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지금은 주인 대신 꽃만 가득 찬 교실을 보니, 인터뷰 전부터 비장함이 몰려왔다.
 
인터뷰는 잘 끝났고, 기자는 밤새 기사 내용을 정리했다.
 
평소 인터뷰는 호흡과 리듬이 생명이라는 믿음이 있던 터라, 인터뷰 주인공의 대답을 가능한 그대로 살리고 싶었다.
 
인터뷰 내내 가졌던 감정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취지로, 기자는 그녀의 발언뿐만 아니라 말하는 습관 하나까지 기사에 담았다.
 
대부분의 멘트는 정리되지 않은 '날것'이었다.



잔인한 4월 -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하지만 이건 정말, 최고로 바보 같은 선택이었다.
 
기자는 뉴스가 발행되는 날 아침에야 기사에 무슨 짓을 한 건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은 방향이 모호했고, 막상 내용까지 희생하며 살리고 싶었던 생생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기사엔 인터뷰 동안 기자가 받았던 감정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곱씹어 읽을수록 어색하기만 했다.
 
 
아쉬움이 크게 남은 건, 이 인터뷰가 메디게이트뉴스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인터뷰 주인공이 하고 싶었던 말과 인터뷰가 주는 메시지의 전달 어떤 것도 성공하지 못 했다.
 
기자는 두 번째 인터뷰를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기자에겐 첫 트라우마이자,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줬던 인터뷰였다.

#메디게이트뉴스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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