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췌담도 다학제 진료팀이 암 진료 의사결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역할과 한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의료·정보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4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1년간 분당차병원 췌담도암 다학제 진료에서 논의된 113건 중 연구 기준에 부합하는 107건을 전수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간담췌외과,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진이 참여한 연구팀은 환자의 나이와 성별, 영상검사, 병리검사, PET, 혈액검사 및 종양표지자 등 다학제 진료 당시 의료정보를 표준화해 4개의 대규모 언어모델(GPT-4o, GPT-5.2, Gemini 3 Pro, Claude Sonnet 4.5)에 입력했다. 모델들은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적극적 관찰, 추가 평가 중 가장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선택하도록 했다. 또한 동일한 사례에 같은 질문을 4차례 반복해 응답 일관성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 AI의 치료 권고와 실제 다학제 진료 결정의 일치율은 모델과 평가방식에 따라 48.6~74.5%로 나타났다. 4회 반복 응답 중 가장 많이 제시된 결정을 기준으로 하면 일치율은 66.3~74.5%로 높아졌다. Gemini 3 Pro가 74.5%로 가장 높은 일치율을 보였고, 반복 응답 간 불일치율에서도 12.8%로 가장 높은 일관성을 나타냈다. 전체 불일치율은 12.8~30.2% 범위로 집계됐다.
수술 여부처럼 환자의 치료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서는 AI의 판단에 한계가 나타났다. 항암치료 여부 판단의 F1 score는 0.621~0.836으로 나타난 반면, 수술 여부 판단에서는 0.400~0.520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F1 score는 0에서 1 사이의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해당 치료 결정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성능이 높다는 의미다.
재발하거나 췌장암 환자 등 치료과정이 복잡한 17건의 사례에서는 4개 AI 모델 모두 실제 다학제 진료 결정과 다른 권고를 제시했다. 이는 다학제 진료에서 의료진 간 의견 편차가 컸던 사례와 상당 부분 겹쳤다.
연구 책임자인 외과 이성환 교수는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단계는 지났고, 이제는 어떤 결정에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를 근거를 갖고 정해야 하는 단계"라며 "이번 연구는 진료 기록을 기준으로 그 경계를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진료과 전문의가 함께 판단하는 다학제 진료의 과정 자체가 AI 시대의 검증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과 조성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료 현장에 AI를 안전하게 안착시키기 위한 첫 단계"라며 "성능이 확인된 영역부터 실제 다학제 진료 과정에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당차병원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다학제 진료의 준비와 기록 과정에 AI를 접목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