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2.26 12:56최종 업데이트 20.02.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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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마스크 수급, 이달 말에는 해결된다"는 식약처 믿을 수 있나

"의료기관 등에 50만장, 대구경북 지역에 100만장 공급 계획,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되풀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의료진의 경우 환자를 최일선에서 보고 있어 환자에게 감염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병원 내 감염을 일으키는 슈퍼전파자가 될 수도 있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제대로 마스크 수급이 이뤄지지 않아 재활용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KF94, KF80 등 보건용 마스크는 물론, 의료기관 수술용 마스크까지 구하기 어려운 상태다. 일부 의료기관은 웃돈을 얹어주면서까지 거래를 하거나 이 마저도 없어 재활용까지 감행하고 있다.

마스크를 재활용할 경우 아예 착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필터가 재기능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과 상대의 비말 등을 손으로 만질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의사장터'에서 의사를 대상으로 마스크가 판매되자마자 매진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코로나19 대응본부가 대구, 경북지역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마스크 재고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1~2일치 밖에 없었다. 

대한의원협회 등 개원가 단체가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의료현장에 우선 마스크를 공급해달라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지만 이렇다할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상황이 극한에 치닫자 의료진들이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고 있다. 경남의 요양병원 간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는 "면역에 약한 노인들이 입원해있는데, 의료인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성토했다.

의사로 추정되는 또다른 청원자는 "의사협회에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KF마스크를 사용하라'고 권고하지만, 현재 병원과 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KF마스크 구입이 어렵다"며 "운좋게 구매하더라도 수량이 부족해 의사와 간호사에게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 지역 보건소에서 관할 의료기관의 마스크 필요수량을 파악하고,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청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5일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긴급 수급 조정조치를 마련했으며, 보건용 마스크는 물론 수술용 마스크에 대해서도 생산·판매 신고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식약처는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의 협의를 통해 환자 수가 많은 대구·경북지역과 함께 전국 의료기관에 별도의 마스크 수급 계획을 마련했다.

식약처 김달환 대변인은 "변경된 고시 시행으로 50%는 공공기관에 납품된다. 질본과 협의를 거쳐 의료기관에 우선적으로 가게 된다"면서 "유통기관 계약체결 등의 절차가 있기 때문에 이르면 오는 27~28일쯤에는 의료기관 공급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약처 이의경 처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매일 의료기관 등 방역현장에 마스크 50만장을 공급하기로 했다. 생산업자와 사전 협의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에 우선 100만장을 특별 공급하겠다"라며 "긴급 수급 조정조치를 통해 마스크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마스크 대란 해소와 수급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무작정 마스크 수급의 낙관론을 펼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정부는 코로나19 취약 업종 종사자가 있는 곳에 마스크 100만장 정도를 우선 지급하겠다고 했으며, 서울시도 지난달 말부터 하루 18만개씩 공공시설과 복지시설 등에 우선 지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마스크가 의료기관에 보내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일선 의료기관들은 "철저한 마스크 유통·판매관리를 해야 한다. 병의원에 마스크가 부족해지면 의료진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고, 메르스 때처럼 '병원 내 감염'으로 환자 수가 폭증할 수 있다"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정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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