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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되지 않은 '탈원화', 갈 곳 없는 정신질환자들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기사입력시간 18.07.20 13:00 | 최종 업데이트 18.07.20 19:50

    #5화. 정신질환자들의 '탈원화'  

    2년전 강남역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조현병 환자에 의한 강력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조현병 증상의 심각성이 보도됐다. 이에 따라 조현병 환자가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고 사회에 방치된 이유에 대해 관심을 끌게 됐다.

    정부는 2년 전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자의 입원 절차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했다.

    일본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들은 정신질환자의 입원율을 낮추기 위한 ‘탈원화(脫院化)’를 오래 전부터 시도해 왔다. 탈원화는 정신 의료기관에 타의로 입원되는 사람들을 구제하고 환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생겼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발맞춰 탈원화를 외치면서 법에 맞게 개정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신질환자들의 입원 절차와 형식이 너무 복잡해졌다. 비전문가들에게 입원 판정에 대한 전문적인 권한이 일부 이양됐다. 무엇보다 까다로운 입원 절차와 형식에 맞지 않다 보니, 퇴원하거나 입원을 거부당하는 '진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선진국들은 탈원화를 추진하면서도 꾸준한 외래 치료를 받도록 하는 '외래 치료 명령제'와 같은 촘촘한 지역사회 환자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의료기관을 떠나더라도 사회에서 생활하는 환자들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환자 관리 프로그램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인적, 물적 자원이 매우 부족하고 시스템이 빈약해 유명무실한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발적 치료 의지가 없고 병의 인식이 부족한 환자들에 대한 관리 책임은 전적으로 가족들에게 떠넘겨진다. 이런 가족들마저 없다면 사회에 그냥 방치되고 있다. 

    조현병 그 자체는 위험한 질환이 아니다. 꾸준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면 정상적인 사회 생활도 가능하다. 그러나 사회 사각지대에 방치된 환자들로 인해 정신질환자와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편견이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탈원화’라는 이상적 목표는 더욱 멀어지고, 환자들의 일상 생활 복귀 역시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상적 구호에 매몰된, 준비되지 않은 섣부른 조치가 정신질환자들을 더욱 사지로 내몰고 있다. 일련의 사건을 돌아보면서 우리 사회가 진짜 환자들을 돕는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정신질환자 관리 시스템을 사각지대 없이 촘촘하게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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