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0.13 15:40최종 업데이트 22.10.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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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알보젠-아스트라제네카 제네릭 시장 진입 차단 담합행위 적발·제재

졸라덱스·아리미덱스·카소덱스 생산·출시 금지 담합…시정명령과 과징금 26억4500만원 부과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복제약사인 알보젠이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인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항암제 3개에 대한 국내 독점유통권을 받는 대가로, 그 복제약을 생산·출시하지 않기로 합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6억4500만 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담합 대상 의약품은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의 호르몬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졸라덱스(졸라덱스데포주사, 졸라덱스엘에이데포주사)와 아리미덱스, 카소덱스다.

의약품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의약품과 그렇지 않은 비급여의약품으로 나뉘며, 최초로 허가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이 입증돼 출시된 복제약(제네릭)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급여의약품의 복제약이 최초로 출시되면 오리지널 약가는 기존 약가의 70%, 복제약가는 기존 오리지널 약가의 59.5%로 책정되며, 세 번째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과 복제약가는 기존 약가의 53.55%로 책정되는 등 복제약의 출시는 오리지널 약가 인하로 연결된다.

이번 사건은 양측이 복제약의 생산·출시라는 경쟁상황을 회피하고, 담합의 이익을 서로 공유하기 위해 추진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알보젠의 복제약 출시를 가장 중요한 사업상 위험으로 인식했으며, 복제약 출시를 금지하는 담합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졸라덱스 복제약이 시장에 진입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은 30% 인하되기 때문이다. 알보젠도 자체적으로 복제약을 개발해 출시하는 것보다 경쟁을 하지 않는 대신 그 대가를 제공받도록 아스트라제네카와 담합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졸라덱스 등 3개 의약품에 대한 판촉·유통의 외주화를 추진하던 2016년 5월 경, 알보젠이 국내에서 2014년부터 졸라덱스 복제약을 개발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 알보젠은 당시 10여개 유럽 국가에서 졸라덱스 복제약을 출시를 발표한 상황으로, 이는 아스트라제네카에 상당한 위협으로 인식됐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사건 계약을 대가로 알보젠의 복제약 생산·출시를 저지하고자 했고, 알보젠도 복제약 생산·출시 금지를 전제로 아스트라제네카와 협상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사건 계약에 복제약 출시 금지 조건을 부과함으로써 가장 유력한 잠재적 경쟁자인 알보젠을 시장에서 배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알보젠 또한 계약기간 내 복제약을 출시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으며, 이 사건 계약을 복제약 출시 금지의 대가라고 인식하면서 보다 좋은 계약 조건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양측은 이러한 협상과정을 거쳐 2016년 9월 말 알보젠 복제약의 생산·출시를 금지하는 대신 오리지널의 독점유통권을 알보젠에 부여하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헸다. 알보젠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졸라덱스 등의 국내 독점유통권을 부여받는 대가로 계약기간(2016년 10월 1일~2020년 12월 31일) 동안 국내에서 동 의약품의 복제약을 생산·출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알보젠은 아스트라제네카과의 합의를 이유로 졸라덱스 복제약 출시 일정을 계약 만료 시점(2020년 12월 31일) 이후(2021년 1월)로 미루는 등 합의를 적극적으로 실행했다. 알보젠은 졸라덱스 등의 복제약을 현재까지 출시하지 못했다.

공정위는 이 사건 담합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었던 잠재적 경쟁자인 알보젠의 시장진입을 제한한 경쟁제한적 합의라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 사건 담합으로 복제약의 출시가 금지됨으로써 약가가 인하될 가능성이 차단됐고, 복제약 출시 금지는 복제약 연구·개발 유인도 감소시켜 제약시장의 혁신도 저해했다"면서 "또한 소비자의 약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복제약 선택 가능성을 박탈하는 등 소비자 후생도 저해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정위는 담합에 참여한 알보젠 럭스 홀딩스 에스에이알엘(알보젠 본사), 로터스 파마수티컬 씨오 엘티디(알보젠 지역본부), 알보젠코리아, 아스트라제네카 피엘씨(아스트라제네카 본사),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 5개 사 모두에게 시정명령(향후 행위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6억45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개발 중이던 복제약 등에 대한 생산·출시를 금지하는 담합을 적발·제재한 것으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전립선암, 유방암 등 항암제 관련 의약품 시장에서의 담합을 시정함으로써 환자의 약가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부담을 완화하고 의약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를 통해 잠재적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는 합의도 위법함을 분명히 했으며, 앞으로도 국민생활에 직접 피해를 발생시키는 담합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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