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0.28 21:08최종 업데이트 21.10.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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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백신접종률 70%, 위드코로나 도입 필요충분조건 아니야"

의협,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준비와 대책 논의…의료체계 마비 조심해야

사진 왼쪽부터 염호기 의협 코로나19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 김재석 의협 코로나19 전문위원회 위원,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 사진=KMA 유튜브 캡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재 백신접종률 70% 돌파가 위드코로나 도입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27일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준비와 대책’을 주제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코로나19 방역과 치료방안 등을 논의했다.

KMA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염호기 의협 코로나19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인제대 서울백병원 내과 교수), 김재석 의협 코로나19 전문위원회 위원(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5차 대유행 우려, 백신접종률 70%가 위드코로나 도입 필요충분조건 아니야

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가 확진자수 폭증과 함께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음에 공감하고, 의료체계와 방역시스템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또 위드코로나를 먼저 시행한 다른 나라들로부터 시사점을 얻어 개인 및 집단 방역 수칙을 명확히 하고 업종별 방역 수칙까지도 세밀히 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먼저 염호기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안정기에 접어들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드 코로나로 5차 대유행이 오지 않을지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폭증시 확진자 수가 2만명까지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석 교수도 “많은 국민들이 예방접종을 받고 면역력이 생긴 단계지만 코로나 환자 수 자체가 계절적 요인으로 12월부터 내년 1월 사이에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백신접종률 70% 돌파가 위드코로나 도입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염 위원장은 “지금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고 있다. 영국과 독일, 유럽의 다수 국가에서 다시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다. 영국 같은 경우 하루에 5만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즉, 백신 접종률이 높다고 해서 확진자가 안 생긴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접종을 했더라도 10% 이상의 돌파감염이 발생한다. 따라서 정부가 단순히 백신 접종률이 높다는 이유로 위드 코로나를 추진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옳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 기존과 같은 모임의 숫자만 조정하는 정량적인 방역은 중단하고, 합리적 과학적 원칙에 따른 정성적인 방역으로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의료체계 마비 가장 주의해야, 경증 재택치료·중증 전담병상 시스템 강조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김재석 교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안할 수는 없지만 돌파감염 등 취약점이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일상회복으로 가는 단계에서 환자 수가 증가할 것인데,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호기 위원장도 “위드 코로나 전환의 당위성은 있다. 이제 코로나와 함께 사는 방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 대비가 부족하다. 생활치료소의 경우 실제 치료보다는 격리만 시키는 상황이고 10일이 경과하면 검사도 없이 퇴원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10% 정도는 감염력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 재가치료도 지역의료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가 필수적인데 아직은 준비가 미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료체계 마비를 방지하기 위해선 경증 재택치료와 중증 전담병상 시스템을 우선 갖춰야 한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견해다. 

염호기 위원장은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고위험이 아닌 환자들이 재택치료를 하지만 갑자기 상태가 나빠졌을 경우 빨리 이송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중환자가 급증 가능성에 상시 대비해, 당장 가동이 어려울지라도 충분한 중증환자 전담병원, 음압병실 등을 차근차근 준비해 놓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검사수가 폭증할 경우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재석 교수는 “우리나라가 PCR 검사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신뢰를 받고 있다. 다만 검사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어려운 부분이 생길 것이다. 응급 검사와 일상적인 검사로 나눌 수 있는데, 응급 검사만큼은 제대로 할 수 있어야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신속항원 검사 같은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가 계속 쓰이고 있는데 실제 사람들이 검사결과로 음성이 나왔다고 회사 등에 제출한다. 자가 검사를 전문가적 접근에서 하지 않으면 결국 깜깜이 감염·확산을 만들고 방역에 구멍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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