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9.20 06:14최종 업데이트 19.09.20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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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바이오시밀러 시장, 시판후에도 높은 장벽…정책가들, 시장 생존가능성 보장해야"

의약품접근성협회, 바이오시밀러 美시장 진입 대한 백서 발간…"리베이트·할인제도 역할 줄여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관련 단체가 오리지널 제약사들의 반경쟁적인 시장 접근 전략과 바이오시밀러 사용에 대한 부적절한 인센티브, 환자에게 불충분한 정보 제공때문에,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 상당한 가격 할인에도 대부분 바이오시밀러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의약품접근성협회(Association for Accessible Medicines, AAM) 산하 바이오시밀러 자문위원회(Biosimilars Council)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 채택 장벽의 관점에서 바라본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현황과 대안에 대한 백서(white paper)를 발표했다.

자문위는 7월 발표한 첫 번째 관련 백서에서 특허 남용으로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지연되면서 미국 의료 시스템이 2015년 이후 엄청난 비용 절감 손실을 입었다고 비판했다. 이번 백서에서는 특허 남용과 더불어 시판 후 장벽(barriers to adoption) 또한 바이오시밀러 채택 속도를 늦추면서 2015년 이후 잠재적 절감액 손실이 22억 달러에서 76억 달러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백서에 따르면 오리지널 생물학적 제제(Brand-name biologics)는 2014년부터 미국 처방약 지출 성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처방약 총 지출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환자와 의료 시스템에 더 저렴한 옵션을 제공할뿐 아니라, 경쟁을 통해 오리지널 생물학적 제제의 가격을 낮추기도 한다. 예를들어 레미케이드(Remicade, 성분명 인플릭시맙)는 인플렉트라(Inflectra, 램시마)와 렌플렉시스(Renflexis) 등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출시된 뒤 메디케어(Medicare) 파트B에서의 가격(net price)이 23% 감소했다. 동시에 바이오시밀러는 경쟁을 위해 계속해서 추가 할인을 하면서 오리지널보다 약 20% 낮은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

셀트리온(Celltrion)의 미국 유통 파트너 화이자(Pfizer)의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인플렉트라 미국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7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백서는 "2018년 말 기준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7종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바이오시밀러 채택에 대한 반경쟁적 시장 장벽이 상당했음이 드러났다"면서 "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장려하지 못하는 잘못된 메디케어 정책과 함께 몇몇 요인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재정절감 가능성을 완전히 실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지불자(Payer) 측면에서의 장벽으로 '리베이트 함정(rebate traps)'을 꼽았다. 리베이트 함정은 바이오시밀러를 시장에서 배제하지 않으면 오리지널사가 지불자에게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없애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다. 매출액이 줄었다는 이유로 오리지널사가 보험사에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삭감할 경우,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점유율이 상당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보험사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나아가 오리지널과 묶어서 판매하는 번들 제품에 대한 리베이트도 삭감될 위험도 있다.

따라서 지불자들은 바이오시밀러가 환자와 메디케어의 비용 부담을 줄이더라도, 바이오시밀러 수용(uptake)의 불확실성과 오리지널의 리베이트 삭감을 고려했을 때 바이오시밀러를 배제하고 오리지널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백서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Provider) 입장에서도 메디케어 파트B 보험 상환 정책은 더 저렴한 치료법을 처방하도록 권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었다. 오리지널이나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관계 없이 동일한 추가금(add-on)을 지불해, 더 저렴한 옵션을 사용할 동기가 없다는 것이다.

환자도 마찬가지다. 파트B에서 환자 본인부담금은 약값의 20%다. 백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보다 20% 저렴하지만 환자들이 그 차이 때문에 바이오시밀러를 찾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백서는 성공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접근을 차단하는 리베이트나 할인제도의 역할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먼저 메디케어 파트D의 경우 ▲출시 직후 파트D 처방목록 티어에서 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자동적으로 커버하도록 보장 ▲오리지널 대비 환자 비용 분담을 줄이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동일한 처방목록 티어가 아닌 별도의 티어에 배치 ▲CMS 스페셜티 임계값을 초과하는 바이어시밀러를 위한 스페셜티 티어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메디케어 파트B에서는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했을 때 환자의 비용 분담을 없애고,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공유 절약(shared-savings)' 모델을 구현해 오리지널 대신 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했을 때 절약된 금액을 의료 제공자와 파트B 프로그램이 공유하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백서는 "바이오시밀러 수용과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만들어야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번성하고 재정 절감 효과가 완전히 실현될 수 있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은 미국 환자들을 위해 이 시장의 생존 가능성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이 없으면 오리지널 생물학적 제제는 지속할 수 없는 속도로 처방 의약품 지출을 계속 증가시킬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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