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5.12 05:54최종 업데이트 21.05.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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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치점수 개편에도 진료과별 수가 불균형…심평원 매년 원가 조사해야"

3차상대가치점수 개편 앞두고 관련 연구 결과 발표...건보 외에 산재, 자보 등 급여 및 비급여 행위별 원가 조사 필요성 제기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2차례 이어진 상대가치점수 전면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료과별 수가 불균형 문제가 이어지고 있어 제대로된 원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성 있는 원가조사와 분석을 위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내에 별도 조직을 운영하거나 별도의 병원보상체계연구소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사평가원은 최근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에 의뢰한 상대가치점수 산출 체계 개선 연구(연구책임자 연세대 박은철 교수)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01년 1월 1일 도입된 건강보험의 행위별 상대가치 지불제도는 2007년 제1차 상대가치 전면 개정, 2017년 제2차 상대가치 전면 개정이 이뤄졌으며 현재 제3차 상대가치 전면개정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두 차례에 걸친 전면개정에도 불구하고 업무량 상대가치의 경우 의료 공급자 단체를 통해 상대가치를 조정하고 있으나 진료과별 합의도출에 있어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진료비용 상대가치의 경우 임상전문가패널(CPEP)에 의해 직접진료비용을 상향(bottom-up)식으로 구축하고 있으나 구축된 자료에 대한 객관적 검증 기전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구축된 직접진료비용을 통제하는 방안으로 회계조사에 의한 변환지수를 적용하고 있으나 회계조사 자체가 조사방법 등의 한계도 내재돼 있다. 

2차 개편에서 5개 유형별로 점수를 조정(위험도는 진료과목별 반영)해 이로 인해 유형 간의 조정효과는 있었으나, 유형 내에서의 조정 기전이 미흡해 상대가치 균형성 제고의 범위가 좁은 문제가 있다. 위험도 상대가치의 경우 의료분쟁 비용 추계에 있어 객관적 자료의 확보에 한계가 있으며, 한국에서 개발할 수 있는 위험도 상대가치 배부 자료가 불충분하다.

이에 연구팀은 "상대가치 개편을 위해 상대가치점수 산출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한다"면서 "기존에 업무량 상대가치는 의료 공급자 단체를 통해 과거 업무량 점수를 기초로 산출했으나, 가중치 동인 행위별 원가를 통해 산출된 업무량 상대가치를 전문과목간 합의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진료비용 상대가치를 하향(top-down) 방식인 행위별 원가분석을 통한 상대가치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상향식 접근은 비용이 커지는 현상이 유발되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별도 자료 수집(회계조사)을 해도 직접진료비용과 회계조사 신뢰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하향식은 분석하는 비용과 산출된 상대가치 총점이 일치하므로 추가 자료가 필요 없고 상대가치 총점의 신뢰성을 담보하며, 전문과목별 상대가치점수의 조정 용이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위험도 상대가치는 업무량과 통합해 운영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냈다. 한국의 의료분쟁 관련 비용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고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운영해 향후에도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물론, 이를 체계적으로 측정할 자료의 획득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관련 비용 규모가 치과, 한의과, 약국에 비해 의과가 크기 때문에 가중치를 감안한 산출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에서 상대가치점수를 산출할 때 활동기준 원가분석(ABC)의 복잡성을 대체하는 가중치 동인 행위별 원가분석(Weight-driven Costing for Services, WCS)을 활용했다. 이를 활용할 때 지불단위나 측정단위 변경에도 관련 없이 적용할 수 있으며, 비급여 등 의료기관의 다양한 수입원에도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연구팀은 "가중치 동인 행위별 원가분석에 의한 상대가치 산출시 상대가치점수의 균형성을 보강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의료행위 간 균형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부분의 진료영역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효율성을 보이는 의료기관의 원가자료 수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매년 대형 의료기관을 원가 분석패널 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원가분석을 실시하며, 이를 상대가치 부분 및 전면 개정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대형 의료기관들에게 원가자료 제공에 대한 인센티브와 분석 결과 등을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대형 의료기관들의 행위별 원가를 통한 상대가치 산출은 의료행위별 상대적 균형성을 제고시킬 수 있으나 절대적 대표성에 문제가 있는만큼, 이를 보완할 방안으로 의료기관 수익·비용조사(간단 회계조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의료기관 수익·비용조사는 전체 의료기관(의과, 치과, 한의과, 약국)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에서 수집하며, 수집된 자료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접목시켜 분석해야 한다"면서 "수익자료를 이용해 건강보험 비용을 추정하고 대형 의료기관에서 산출된 상대가치를 적용해 총 상대가치(업무량, 진료비용, 위험도 상대가치)의 절대적 대표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행위별 원가분석에 의한 상대가치 산출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패널방식에 의한 매년 조사와 함께 독립적인 상대가치 산출 작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의 원가분석 자료는 의료기관의 민감정보로 자료의 제공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보안이 확보된 기관에서의 운영이 필요하다"면서 "▲대안1로는 심평원 조직 내 TF 또는 심사평가연구소 내 별도 부서운영를 운영하는 방안이 있다. ▲대안2는 심평원 원가분석 관련 부서별 원가분석 업무를 포함하고 보건복지부와 의료계로 구성된 협의체를 운영하는 방안, ▲대안3은 독일 병원보상체계연구소(InEK)의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이 있다"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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