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퇴원환자의 지역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하스피털 투 홈(HOSPITAL-TO-HOME)' 개념과 한국형 정책방향을 다룬 '보건산업정책연구 퍼스펙티브(6권 1호)'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호는 퇴원을 의료기관 이용의 종료가 아닌 환자가 생활공간으로 복귀해 건강과 기능을 회복하는 전환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됐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복합적인 의료·돌봄 수요 증가, 지역돌봄통합지원체계 본격화에 대응해 병원과 지역사회의 역할을 연결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하스피털 투 홈은 병원에서 환자의 의료·돌봄 필요를 조기에 확인해 퇴원계획을 세우고, 지역의 의료·요양·돌봄서비스로 책임 있게 인계한 뒤 초기 회복상태까지 확인하는 체계다. 기관별로 분절된 퇴원환자 지원을 하나의 연속된 정책경로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진행원은 2편의 '포커스(FOCUS)' 원고로 하스피털 투 홈의 개념과 정책적 경계를 정립했다. 임종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은 통합돌봄이 복지·요양서비스 연계에 집중되면서 환자의 건강·기능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의료의 역할과 재정 연계방식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요양·돌봄이 환자의 공동 목표를 중심으로 함께 작동하도록 역할과 재정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선 진흥원 책임연구원은 퇴원계획·전환기 돌봄·통합돌봄·재택의료 등 인접개념이 혼재돼 각 제도의 책임 범위가 불분명한 정책공백을 언급했다. 하스피털 투 홈을 지역사회의 실제 서비스로 전환되고 초기 회복이 확인될 때까지 책임지는 정책단위로 정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주요국 사례를 바탕으로 퇴원 전 위험선별과 계획수립, 지역 수신자 지정, 퇴원 직후 상태 확인, 일정 기간의 모니터링 및 결과 회신을 기본요건으로 제시했다.
6편의 '프로스펙트(PROSPECT)'에서는 하스피털 투 홈을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한 제도와 현장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남상요 인하대학교 교수는 퇴원지원 업무가 기관별로 분절돼 인계 과정에서 서비스가 단절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대상자 선별과 포괄평가부터 경로 분기, 지역사회 인계, 모니터링까지 이어지는 수요자 중심의 운영모형을 제시했다.
이상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는 병원이 의뢰서를 보내더라도 퇴원 후 환자의 증상·복약·만성질환 관리를 실제로 이어받을 주체가 불분명한 '수신자 없는 의뢰'가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일차의료가 퇴원환자의 임상적 수신자가 되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환자 상태 악화 시 지역거점과 퇴원병원이 신속하게 지원하는 후방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신광수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인공지능(AI) 기반 전환기 돌봄기술의 실행을 뒷받침할 제도 전환과 지역혁신체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AI 활용이 위험환자 선별과 경보 발생에 집중돼 경보 이후 대응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AI를 위험선별, 지역자원 매칭, 일정 조정 및 원격모니터링을 지원하는 업무도구로 설계하고 임상판단, 현장대응 및 데이터 관리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선 한국외국어대학 교수는 돌봄로봇 기술이 성능 및 보급 수량 중심으로 개발돼 이용자·가족·돌봄종사자가 겪는 실제 문제와 사용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기술제품을 현장에 단순히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돌봄서비스 안에 기술을 배치해야 하며, 초기 기획 단계부터 현장 당사자가 참여하는 공동설계 방식 적용을 제안했다.
이선영 강원대학교 교수는 돌봄기술 산업현황과 일본을 중심으로 국제사회 동향을 분석했다. 우수한 기술이 개발돼도 실증, 초기 도입, 조달 및 보상체계가 분절돼 현장에 정착하지 못하거나 일회성 시범사업으로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현장수요 발굴–기술개발–실증–초기 도입지원–성과기반 보상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산업화 경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박상희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연구위원은 보험자의 기술지원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도입 여부에 머물러 이용자의 기능·안전과 서비스 질 개선 및 돌봄부담 경감을 근거로 하는 평가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장기요양보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용자의 기능 회복과 안전, 삶의 질 및 돌봄종사자의 부담 개선과 같은 성과를 지원해야 하며, 근거 수준에 따라 복지용구, 시범사업, 수가 및 가산 등 지원수단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호는 하스피털 투 홈 정책화를 위한 제도 과제로 대상자와 서비스 범위의 공통 정의, 지역단위 책임의료기관 일차의료 수신체계, 병원과 지역사회 간 최소 공통정보 및 회신체계, 전환과정을 포괄하는 보상모형, 돌봄기술의 실증·구매·보상 기준, 공통성과지표, 시범사업을 통한 근거 축적을 제시했다.
고상백 원장은 "이번 호는 의료·요양·돌봄의 제도연계, 한국형 환자경로, 일차의료의 역할책임, 돌봄기술·산업육성과 보험자의 구매·평가를 하나의 서사로 연결한 것이 강조점이다"라며 "이번 호가 한국형 하스피털 투 홈 정책모형을 구체화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발간물은 보산진 홈페이지 내 '동향과 정보 >> 바이오헬스정책연구'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