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판독은 막되 병변 크기 계측·음성 인식 기반 기록 보조 등 보조 기술은 적극 활용…"AI 기술 향상으로 전공의 능력 떨어질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영상의학회가 의료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공의들의 기본 판독 능력이 약화되는 ‘디스킬링(de-skilling)’ 현상을 우려하며, 병변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AI 기능은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10일 영상의학회에 따르면, 학회는 전국 교육수련병원과 책임지도전문의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조사(내셔널 서베이) 결과를 바탕으로 영상의학 AI 기술을 7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 중 ‘병변을 직접 찾아주는' 기능은 전공의가 병변을 스스로 발견하는 기본 술기 함양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 수련 과정에서는 가급적 노출되지 않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병변 크기 계측, 음성 인식 기반 기록 보조 등 '판독을 보조하는' 기능은 비교적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설계하고 있다.
학회는 전공의들의 AI 활용 능력(리터러시) 강화를 위해 10월 서울성모병원에서 전국 전공의 대상 ‘AI 전용 연수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이 교육에서 도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논문과 가이드라인을 작성, 아시아·오세아니아 영상의학 포럼(AORF) 등을 통해 국제적 선도 역할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영상의학회 황성일 총무이사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확정된 가이드라인은 아니지만 준비 중”이라며 “모든 AI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수련에 필수적인 기본 능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활용 범위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환석 학술이사는 "영상의학과 의사는 단순 판독자가 아닌, 환자와 직접 소통하고 동료 의사와 협력하는 ‘임상의사(피지션)’로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며 “AI가 미리 분석한 결과를 단순히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내놓은 결과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 리터러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사의학과 의사들끼리 은어로 '딸깍'이라는 표현을 한다. AI가 미리 판독해 놓은 것을 컨펌만하는 의사를 뜻하는 단어"라며 "앞으로 AI 시대에 영상의학과 의사는 단순히 딸깍 컨펌만 하는 의사가 아니라 AI를 도구로써 잘 활용할 수 있는 ‘비저블 라디올로지스트(visible radiologist)’가 돼야 하고, 그런 방향으로 교육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