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6.02 07:54최종 업데이트 20.06.0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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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분들의 현명한 코로나19 생활

“문재인 케어로 낭비된 보건 의료재정, 해외 유입 감염병 예방·대책에 사용됐어야”

[칼럼] 김효상 재활의학과 전문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김효상 칼럼니스트]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쳐서 수백만 명의 감염 환자와 수십만 명의 사망환자를 발생시키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초기 대응 실패로 만 명이 넘는 환자와 수백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노력과 일선 현장에서 피와 땀으로 헌신한 의료진들의 노력에 힘입어 코로나와의 전쟁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안심하라던 정부는 국민들과 의료진들의 희생 위에서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세계 각국으로부터 방역 성공국가로 찬사를 받고 있고 친정부 의료계 인사들은 코로나 사태에 대처한 민간 의료인들의 희생을 폄하하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공의료를 부르짖기 시작한다. 이렇게 능력 좋고 슬기로운 분들이 어떻게 코로나 사태를 현명하게 활용하시는지 알아보고 싶다.

1. 슬기로운 분들은 불리한 사실에 대한 은폐와 엄폐에 강하다
 
보장성 강화 명목으로 퍼주던 문재인 케어로 인해 낭비된 보건 의료재정이 해외 유입 감염병 예방과 대책에 쓰였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코로나 전염병 사태를 대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보건의료 재정의 곳간에 쌀이 넘쳐난다고 막 퍼주던 재정이 사실은 감염병 예방 등의 필수의료에 사용했었어야 하는 사실을 철저히 감추고 수면에 드러나지 않게 만드는 대단한 능력을 발휘한다.

현 정부 출범한 이후로 감염병 예방 등에 얼마나 많은 재정과 인력을 투여했는지 한번 공개적으로 밝혀 달라.

2. 슬기로운 분들은 갈라치기로 힘을 모아 흑백논리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 사태 초기에 정부에게 중국발 입국자를 차단해 방역에 만전을 기하자고 제안했으나 정치적이라고 비난받았다. 정부는 의사협회를 보건의료 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기 보다는 제거해야 할 정적으로 취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친정부 지지자들은 초기에 코로나 감염을 독감 수준이라고 호도하며 의협의 제안을 정치적인 주장이라고 같이 비난했다.

의사협회가 그동안 무상의료나 문재인 케어 등의 현 정부의 정책에 반대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에 바른 주장을 한다 해도 적폐와 기득권 단체로 몰아서 국민들에게 소외시키는 전략을 쓰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3. 슬기로운 분들은 통계 마사지와 적폐 만들기로 승리를 한다
 
어떤 이는 공공의료와 무상의료의 종주국인 영국, 이탈리아 등의 유럽에서 코로나 감염이 폭증하고 사망률이 높은 것은 통계적 오류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민간 의료의 종주국인 미국이 코로나의 대량 확산이 된 것은 공공의료시스템이 부족해서라고 주장한다.

이런 모순의 논리가 나오는 이유는 문재인 케어, 건강 보험 하나로, 무상의료를 주장하며 의료를 관리한다는 분들이 그동안 유럽의 사회주의 무상의료를 본받고 미국의 민간의료를 비난했는데 두 의료시스템 모두 코로나 사태로 마비된 것의 모순을 덮어버리고 방어해야 본인들이 주장하는 무상의료와 문재인 케어가 비난받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일까?

또한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가 미비했기 때문에 공공 의과대학이나 공공의료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논리를 펴기 위해 코로나 사태 방역이 민간 의료 덕분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구에서 자신들의 병원을 희생한 계명대 동산병원은 공공병원이었나?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 전사를 자처하며 모여든 의료인들은 모두 공공 의료인들이었나?
지금 이 시간도 전국의 각 지역 선별 진료소에서 자원봉사하는 민간 의료인들은 당신들의 영광을 위한 희생양일 뿐인가?

4. 슬기로운 분들은 위기를 틈타 자신들의 소망을 실현한다
 
정부나 친정부 의료계 인사들 역시 공공의대나 공공의료가 더 확충됐어야 코로나 사태를 효과적으로 대처했을 것이라고 광고하며 이번 기회에 국민들에게 선심 쓰듯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려 한다.

그런 논리라면 OECD 국민당 의사 비율이 상위권인 유럽의 국가들은 그렇게 의사들이 많은데 어째서 코로나로 인한 보건 의료를 넘어선 국가의 위기를 맞이했는가?

단순히 의사 수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운용하는 보건 의료체계의 문제임을 알면서도 본인들의 이익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실을 호도하며 국민을 선동하는 대단한 능력들을 지닌 분들께 찬사를 보낸다.
 
처절하게 후려치는 국가의 저수가 정책으로 인해서 생명을 다루는 필수 의료과들이 이미 몰락하고 있음에도 국가의 미래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이 중요한 대단히 솔직한 분들이다.

5. 슬기로운 분들은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이름 바꾸기와 세탁에 능하다
 
지금의 정부는 야당 시절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에 대해 의료 영리화 정책이라며 강력히 반대했었다. 또한 대선 공약을 보면 원격의료는 의료인과 의료인간의 진료 효율화를 위한 수단으로 한정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의사 환자 간 원격진료의 허용을 추진하면서 명칭을 비대면 진료로 바꾸고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지록위마의 고사를 생각하게 한다.

의료영리화는 반대하면서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은 육성한다고 하며 원격의료는 반대하지만 비대면 의료는 발전시키겠다는 말은 대체 무슨 삶은 소머리가 웃을 만한 소리인가?

6. 슬기로운 분들은 과실을 따기 위해 헌 박스에 새 포장지로 감싼다
 
보건복지부의 분리와 복수 차관제도 도입, 질병관리본부의 승격·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은 현 정부의 2017년 대선 공약이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몇 년 동안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현실화 시켰었나?

그런데 우습게도 3년간 이뤄지지 않았던 공약을 이제 와서 국민들을 위한 놀라운 정책을 추진하는 것 마냥 포장하여 광고한다. 이것은 이러한 눈 가리고 아웅하기 전략에 속아주며 환호하는 국민들이 있기에 이런 일들은 가능한 것이 아닐까?

7. 슬기로운 분들은 언어의 마술사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할 때부터 높으신 분들이 무슨 말만 하면 진정돼가던 코로나가 다시 활개를 친다.
 
*코로나19 사태 종식이 머지않았으니 이제 힘을 합쳐 경제 회복 흐름을 되살릴 때라는 분
*감기라며 무슨 마스크냐며 전 국민이 다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것은 꼴 보기 싫다는 분
*손님이 적으시니까 좀 편하시겠다며 그간에 돈 많이 벌어 놓은 것 가지고 조금 버티라는 분
*코로나 사태는 중국에서 온 한국인이 최대 원인이라는 분
*외국에 국내 의료진 파견 추진한다는 분

국민들의 지지와 한국형 K 방역을 위해서 말말말을 쏟아내던 분들

이런 말들을 뿜어냄에도 전 세계에서 찬사를 받으시고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으시니 가히 언어의 마술사라 칭하고 싶다.
 
다들 이렇게 용비어천가를 부르며 슬기롭게 자신들의 권력과 자리의 과실을 따먹는 행복한 코로나 K 방역 국뽕의 시기에 이런 것들이 불편한 나는 왜 이리 슬기롭지 못해 슬픈 짐승일까?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 김효상 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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