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2.05 21:04최종 업데이트 26.02.05 21:05

제보

[단독] 6일 보정심 '680명'부터 논의 시작?…이주영 의원 "의대증원, 아무도 인정 못하는 '사회적 불신'됐다"

추계위 포괄적 논의 공백, 윤석열 정부와 다르지 않아…미니의대 위주 증원은 '불가능'

추계위원들 반대한 모델 포함된 합리적 이유 제시 어려워, 12차 회의록 공개 못할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주영 의원(개혁신당).

[메디게이트 뉴스 하경대 기자]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사실상 국가가 원하는 결론을 위해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정책 추진 명분'으로 전락해버렸다."

의사 수 증원과 관련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최종 회의를 하루 앞두고 의사 출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주영 의원(개혁신당)이 "추계위와 보정심 결과를 거치며 의대 증원 문제가 또 다른 사회적 불신으로 남게 됐다"고 지탄했다. 

우리나라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먼저 제시하고 미래 건강보험 재정 상황, 인구 구조 변화, 기술 발전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로 추계위 논의가 진행되다 보니 결국 의료계도, 환자단체도, 의학교육 현장에서도 수용하기 어려운 논의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견해다. 

이주영 의원은 "정책 방향과 논의 전제에 공백이 생기다 보니, 추계위가 러프하게(거칠게) 범위만 제시한 상태에서 보정심이 알아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서 했던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24·25학번 더블링 등으로 의학교육 질 저하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내년도 의대증원이 강행될 경우 서울과 지역 의대 간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로 인해 수준 이하의 의사가 배출될 우려가 있고 결과적으로 의사에 대한 신뢰가 낮아져 '의료쇼핑'이 더 성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의원은 "현재 의학교육 커리큘럼으론 (증원 규모로 교육을 위한) 세팅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세계의학교육연합회에서 2년마다 우리나라 의대 교육 평가에 대해 인증을 하게 되는데 인증을 제대로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내일(6일) 진행되는 보정심 최종 회의에 대해서 그는 "680명을 최저점으로 기준을 삼고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음은 5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과 진행한 메디게이트뉴스 인터뷰 일문일답 내용이다.

Q.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추계위) 논의를 지켜본 심경은?

- 추계라는 것은 만약 100만 원을 번다는 가정을 통해 미래에 얼마를 쓸 것인지를 사전에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정책 변화, 환경적인 전제가 전혀 상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미래 의사 수를 추계할 수 있나. 

특히 올해부터 건강보험 재정이 4조 정도 수지 적자로 전환된다. 지금 정부는 그동안 우리가 잘 먹고 잘 살 때를 기준으로 추계를 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주식비, 외식비, 간식비 등 비용이 늘어날 것을 상정하고 계산을 해야 맞다. 한마디로 올해부터 돈을 적게 버는 집을 가정하고 보건 의료 정책 방향부터 손을 보고 이후에 전제에 맞게 과학적 추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된 가정으로 추계를 하면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나.

Q. 추계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 ‘어떤 전제로 추계를 할 것인가’ 대한 내용이 빠지다 보니 정부의 의대증워 논의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 전제가 없으니 추계위가 미래 의료 모델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구성 조차 할 수 없는 구조였다. 결국 추계위는 숫자에만 매몰됐고 시스템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은 권한 밖의 일이 됐다. 추계의 전제인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내지 못하거나 내도 무시를 당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사실상 추계위는 국가가 원하는 결론을 위해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정책 추진 명분'으로 전락해버렸다. 

의료 제도의 방향성은 사회적 합의의 영역이다. 그렇다면 추계위에서 합의를 바탕으로 시스템에 대해 정의하고 미래 인구 구성 변화, 의료 기술 발달 등을 다 포함해 포괄적인 논의를 했어야 했다. 이런 부분에 공백이 생기다 보니, 추계위가 러프하게(거칠게) 범위만 제시한 상태에서 보정심이 알아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서 했던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Q. 12차 회의록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 표면적으론 '규정상 다음 회의가 열릴 때까지만 공개하면 되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 아마 공개하기 어려울 것이다. 반박과 비판의 여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추계위원들이 가장 반대했던 모델들이 포함된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는 의료계대로, 환자·시민단체는 그들 나름대로, 교육부을 하는 현장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도출됐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과정을 거쳐, 아무도 납득하지 못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결국 추계위와 보정심 회의 과정은 또 다른 사회적 불신을 남겼다. 


 


Q. 추계위원 구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앞으로 추계위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정부가 위원회를 만들 때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참여시키는 것은 민주주의적 취지는 참 좋다. 그러나 한 가정에서 죽고 사는 문제를 논의하는데 막내까지 들어와서 함께 식비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는 않는다. 결국 결정의 주체는 부모다. 

건보 재정에 대해 냉정하게 파악하고 의료와 의학의 한계를 분명히 아는 사람들이 결정할 수 있는 위원회가 돼야 한다. 가능성만 기대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면 결론은 산으로 간다. 특히 정책의 한계를 냉정하게 지적하고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위원으로 참여해야 하고 최종 결정에 대해 정부도 장기적인 장단점과 부작용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Q. 현재 24·25학번 더블링 등 의학교육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2027학년도 증원이 이뤄질 경우 의대 현장에선 의학교육이 가능할까. 

-의대의 교육 환경이 다 똑같지 않다. 학교, 병원, 교수 역량에 따라 교육 역량도 달라진다. 현재 지방에 있는 특정 학교들은 기초의학 교수들이 아예 없다. 줌으로 수업을 한다. 실습도 방학 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과연 이 학생들이 어느 정도 퀄리티로 실습에 임하고 있는지, 이미 이탈하고 있는 교수들 사이에서 정말 제대로 된 밀착 교육을 받고 있는지 아무도 확인할 길이 없다.

이번에 국립대병원이 복지부 소관으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적어도 의학 교육 환경이 좋아질 가능성은 적다. 연구와 교육이 재미있어서 대학에 남았던 주니어급 교수들이 과연 복지부 이관 이후에도 대학에 남을 것인지 (정부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또한 이미 협진 시스템이 깨진 진료전달체계 속에서 학생들이 다채롭게 배울 수 있는지도 걱정이다. 

결국 학생들은 제대로 된 기초의학 교육을 받을 수 없고, 해부학 실습 뿐 아니라 여러 그룹 수업도 제대로 된 진행이 어렵다. 현재 의학교육 커리큘럼으론 (교육을 위한) 세팅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Q. 전반적인 의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부작용은 무엇이 있나.

-당장 세계의학교육연합회에서 2년마다 우리나라 의대 교육 평가에 대해 인증을 하게 되는데 인증을 제대로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인증 취소가 되기 전에 올해부터 당장 문제가 있는 학교들을 의학교육평가원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국민들은 낮아진 교육으로 인해 의사를 믿지 못하고 불신이 팽배해지다 보니 '닥터 쇼핑', '병원 쇼핑'이 더 늘어나면서 사회적 비용이 상승할 것이다. 이는 의료 이용의 폭증으로 이어져 더 큰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Q. 정부가 증원 하는 의대 정원을 지역 미니의대 위주로 배치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 불가능하다. 1명 있는 곳에서 10명 늘리는 것과 30명이 있는 곳에서 10명 늘리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오히려 지역의대에서 대폭 늘어난 증원을 감당하지 못해 수도권 의대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의사 면허라는 것은 꼴등으로 통과한 사람도 의사로서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인증의 문제이고, 지금까지는 이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그러나 (과도한 의대 증원으로 인해) 이런 신뢰가 깨질 가능성이 높다.  

Q. 내일(6일) 보정심 최종 회의에 대해선 어떻게 예측하나.

-(기존에 알려진 매년 580명 증원이 아닌) 680명을 최저점으로 기준을 삼아 논의를 하고 그 이상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