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3.25 07:30최종 업데이트 21.03.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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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정밀의료·디지털치료제 등 급여 등재 위한 '혁신의료기술평가' 안전성·혁신성 필수

나군호 네이버 소장·송영조 복지부 과장 등 안전성 강조..."제도 개선 요구 잇따르지만 의료기기는 공산품과 달라"

(왼쪽부터)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장, 송영조 복지부 과장, 신채민 보건의료연구원 본부장, 김의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인공지능, 3D 프린팅, 로봇 등 혁신의료기술이 허가를 받은 다음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의료현장에서 빠르게 쓰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혁신의료기술은 안전성은 인정되지만 임상적 효과에 관한 근거가 부족한 기술 중, 잠재적 가치(potential value)가 인정된 신의료기술을 의미한다. 보통 이전에 없던 기술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다음 건강보험 급여 또는 비급여 등재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신청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019년 3월부터 시행한 혁신의료기술평가 제도는 의료기기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방안의 일환으로, 최소한의 안전성이 확보된 미래유망 혁신의료기술의 임상적 근거를 축적하기 위해 도입됐다. 복지부는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에서 혁신의료기술 별도평가트랙을 마련해 문헌 고찰을 통한 유효성 평가 외에 의료기술의 임상적 가치, 의료기술에 대한 환자들의 요구도, 환자 만족도 개선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전한 혁신의료기술이 의료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했다.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사용 목적 및 대상, 기간, 시술(검사)방법 등에 관한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임상에서 3~5년 동안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용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는 의료현장에서 축적한 근거를 토대로 유효성 입증을 위한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까지 22개가 혁신의료기술에 신청돼 약70%(15개)가 지정을 받았다. ▲근전도 구동 손 로봇 보조 재활치료 ▲위암 예후예측 유전자 진단검사 ▲유전자 발현을 통한 알고리즘 기반의 조기 유방암 환자의 예후 검사 등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정밀의료, 첨단재생의료, 디지털치료제 등을 대상으로 추가했다.  
 
혁신의료기술 잠재가치 평가기준. 자료=한국보건의료연구원 

혁신의료기술, 인체에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보다 안전성이 최우선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24일 '과학적 근거제시를 통한 보건의료 가치 실현'을 주제로 혁신의료기술 평가에 대한 온라인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선 혁신의료기술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인체에 사용하는 만큼 안전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사실이 강조됐다.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장은 연세의대 비뇨의학과 교수에서 지난해 말 네이버로 옮긴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서서 발언했다. 다만 그는 혁신의료기술 평가위원으로 일년간 활동해온 경험 위주로 이야기하고 네이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나 소장은 “혁신의료기술의 평가기준은 혁신성이다. 얼마나 참신한 의료인지, 중요한 이슈인지가 중요하다”라며 “암이나 심혈관 기술 등 국민건강에 큰 의미가 있으면 상당히 가산해서 평가했다”라고 말했다. 

나 소장은 “주로 로봇수술을 검토했는데 기존의 의료기기 검사보다는 디지털 헬스라고 표현되는 기술 디지털 치료제도 심사에 많이 올라왔다. 유방암 예측 가능한 알고리즘도 심사에 많이 올라왔다”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선 승인되는데 우리나라에선 평가되지 않는 항목도 심사됐다”고 설명했다.
 
나 소장은 “혁신의료기술 평가제도가 일본에는 없다. 일본에는 의료진에게 자율권을 많이 부여하기 때문이다”라며 “역으로 일본에선 혁신의료기술이 급여권으로 들어오려면 더 오래 걸린다. 혁신의료평가 시스템은 상당히 적절한 시스템이다”이라고 했다. 

하지만 혁신의료기술의 빠른 허가에 대한 문의도 상당히 많은 상황이다. 나 소장은 “의료는 IT업계와 달리 안전성 때문에 쉽게 허가하는 것은 어렵다"라며 "국민 건강을 담보로 하는 만큼 규제 샌드박스에 넣어서 한꺼번에 규제를 풀자고 하기에는 위험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도를 운영하는 데 있어 방향성이 정부에 보고되면서 개선점을 찾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채민 신의료기술평가본부장은 “혁신의료기술 평가는 신의료기술평가에서 떨어진 기술이 재신청을 하는 비율도 높다”라며 “평가기준에 대해 선정 기준과 심의 기준을 만족하는 게 어렵다”라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혁신의료기술로 정식으로 인정받은 후에 연구역량이 있는 의료기관에서 진료 또는 연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보건의료연구원은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가 있는 곳으로 임상시험 계획서가 잘 작성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의료기술 시장 진입의 어려움 해결하려면 사전 대비와 제도 개선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혁신의료기술 시장 진입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해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다. 

김앤장법률사무소 김의석 변호사는 “혁신기술 평가 대상을 보면 신체적, 정신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 혁신 제품이라는 사실이 반드시 요구된다. 이는 충족하기 어려운 기준이라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혁신의료기술에 지원해주는 방법은 새로운 카테고리로 만들어서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라며 “디지털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선진입 후평가를 하고 있는데, 혁신 기술에서도 이 같은 방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군호 소장은 “예전에 신의료기술에 탈락했다가 재심의도 많았다. 하지만 재심의를 하더라도 근거가 부족해서 통과를 못한 사례가 많았다"라며 "예전에 있었던 기술과 유사한 것도 혁신성에서 감점이고, 국민건강에도 분명한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김병수 교수는 “혁신의료기술을 신청할 때 자기 논리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혁신 기술 개발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건 분명하지만, 시장에 진입하려면 시장의 논리, 객관적인 논리를 토대로 비판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본인의 노력을 너무 투입해서 혁신의료기술로 진입하기 전에 보건의료연구원과 충분히 상의해 약점을 보완하고, 잠재적 가치를 많이 보완하는 등의 사전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송영조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신의료기술을 볼 때 두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기반으로 접근해야 하고, 산업적인 측면에서 사장되지 않고 현장에 나가서 잘 쓰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과장은 “기본적인 전제는 안전성이 입증돼야 한다. 의료기기는 단순히 개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일반 공산품과는 달리 의료기기는 환자에게 직접 사용되는 것은 안전성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제한이 클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평가에 있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컨설팅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혁신적인 기술들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해 사장되거나 다른 나라에 비해 도입이 늦춰지지 않도록 새로운 기술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겠다”라며 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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