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18 21:04최종 업데이트 24.02.1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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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재전형으로 지방에선 수능 2·3등급도 의대간다...제주의대는 수능 반영없이 선발"

복지부, 3월중 의대 증원분 배정 발표...비수도권의대 지역인재전형 60% 이상 조건에 합격선 하락 예상, 바빠진 학원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가 의과대학별 증원분 2000명에 대한 배정을 3월 중으로 앞당기기로 하면서 가장 바빠진 곳은 입시학원가다. 

특히 정부가 지방의대의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지방의대에 증원분을 우선 배정하기로 하자, 학원가는 재수와 반수 유불리 등에 대한 문의에 이어 지방으로 고교 입학을 고려하는 학부모들의 문의까지 줄을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만 그 지역 의대에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을 말한다. 다만 2028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지역에서 중학교를 입학·졸업한 뒤 해당 의대가 있는 지역의 고교를 입학·졸업한 학생'으로 자격 조건이 강화된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기로 한 데 대한 입학정원의 대학별 배정 일정을 3월 중으로 앞당겼다. 원래 예정된 시기인 4월에 대학별 입학정원 배정을 발표하면 의대 증원이 4월 총선을 위한 현 정권의 포퓰리즘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정부는 늘어나는 의대 입학정원의 대학별 배정을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배정한다'라는 원칙에 따라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 역량,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 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의료 지원 필요성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각 비수도권 의과대학에 입학 시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추진해 지역의료 불균형을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렇게 지역인재전형이 늘어나면 합격선 자체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종로학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6개 비수도권 의대 중 지역인재 선발 비율(수시·정시 합산)이 60%를 넘는 곳은 △동아대(89.8%) △부산대(80%) △전남대(80%) △경상국립대(75%) △전북대(62.7%) △조선대(60%) △대구가톨릭대(60%) 등 7개에 불과했다.

수시에서 지역인재전형 60%를 넘지 않는 지역은 6개 권역 중 충청권, 강원권 2개 지역에 불과했지만, 정시에서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60%를 넘는 곳은 △경상국립대(76.9%) △동아대(73.7%) △충남대 (66.7%) 총 3곳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보면 부·울·경이 52.3%로 가장 높았고 호남 45.1%, 제주 40%, 충청 30.3%, 대구·경북 18.4%, 강원 0% 순이었다.

이렇게 수시와 정시에서 지역인재전형이 60% 이하인 대학부터 증원분이 배정될 경우 각 대학은 많게는 3배 가까이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인재전형이 수시에서 늘어날 경우 내신 합격선이 하락하고, 정시에서 늘어날 경우 정시 합격선 하락이 불가피하다. 지역 내 학생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지역인재 선발이 수시, 정시 어느 쪽에서 확대될지에 따라 앞으로 수험전략이나 지원할 때 유불리 상황도 크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의과대학에선 지역인재전형이 급격하게 늘어날 경우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신입생이 대거 들어올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낮은 제주도, 충청도, 경상북도, 강원도 등은 지역인재전형이 늘어날 경우 수능 2~3등급 학생들도 의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2026년부터 이미 수능 성적을 아예 반영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 지역인재전형을 선발하는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제주의대는 지역인재 의무 선발 기준이 20%지만 이미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50%로 늘려 정원 40명 중 20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고 있다.

제주대 의대는 "교육발전특구 계획에 따라 2029학년도까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70%로 확대하고 이 중 일부는 수능 성적을 아예 반영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만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학원가 관계자는 "의대 진학 수요에 대비한 설명회와 프로그램에 1000명이 넘는 신청이 접수되는 등 분위기가 뜨겁다. 2000명 증원이라는 유례없는 숫자에 현 고등학생의 지방 이전은 물론 재수생, 대학생, 직장인 등까지 의대 준비를 위한 상담이 폭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과격한 의대 증원으로 입시 과열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방에서 만약 성적과 관계 없이 의대생을 뽑을 경우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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