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7.24 06:31최종 업데이트 19.07.2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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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정확성 높이고 대기시간 줄이고, 무궁무궁한 인공지능의 잠재력

연세대의료원 CCIDS 심포지엄, MRI 접목·자폐스펙트럼 장애 진단·응급의료시스템 등 사례 소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오승탁 인턴기자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본4] 인공지능 기술은 의료 현장을 바꾸게 될까.

19일 연세 암병원에서 세브란스병원의 CCIDS(Center for Clinical Imaging Data Science) 창립 2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임상 의학에 접목된 인공지능 기술의 최신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된 이 날 행사에서 의료 환경을 변화시킬 만한 인공지능 연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 적용된 MRI… 전통적 알고리즘의 한계 극복할 수 있어 

황도식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MRI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였다. 그는 "최근 MRI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은 강조되고 있다."라며 "딥러닝이 적용된 MRI는 보다 짧은 시간 동안 더 질 좋은 영상을 얻어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MRI로 환자를 스캔하면 영상이 단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먼저 K-space라는 공간에 데이터가 순차적으로 얻어져야만 한다"라며, "이 과정으로 인해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MRI 촬영 기법상의 주요 과제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K-space를 스캔하지 않고 특정 공간을 건너뛰는 언더샘플링(undersampling)은 스캔 시간을 단축한다"라며 "하지만 이 방법은 영상 인공물(artifact)을 만들기 때문에 영상 인공물을 제거하면서 올바른 영상을 얻어내는 재구성(reconstruction)과정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는 "이 과정에 딥러닝 기법을 이용한 KIKI-network는 긴 시간 동안 스캔했을 때와 유사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라고 했다.

황 교수는 임상 의사와의 협력 연구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근골격계 질환 평가를 위한 MRI 촬영 시 STIR(Short tau inversion recovery) 영상을 얻기 위해 추가적인 시간이 든다"라며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STIR 영상을 별도로 촬영하지 않고 기존의 T1W, T2W, GRE 영상을 재처리해 STIR 영상을 얻어낼 수 있다. 무릎 병변 MRI 영상에 이 기술을 적용했을 때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황 교수는 "MRI 분야에서는 기존 알고리즘이 해결하지 못했던 기술적 난제를 인공지능 기술을 병합해 극복할 수 있다"라며 "의료 영상의 생성, 분석, 진단이라는 3가지 차원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딥러닝 이용한 자폐스펙트럼 장애 연구…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

연세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천근아 교수는 자폐스펙트럼 장애(ASD)를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하는 모델을 소개했다. 그는 “자폐스펙트럼장애 및 발달장애를 주로 다루는 의사로서 소아의 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중증도를 예측할 방법을 고민해왔다”라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천 교수는 "통념과 달리 자폐증에서 지능과 언어능력은 하나의 변수에 불과하다"라며 "자폐증 진단에 필수적인 요소는 상동적 제한적 관심사와 사회적 의사소통 기능의 장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적용된 자폐증 진단 기준에 스펙트럼의 개념이 추가돼 이제는 전문가를 거치지 않으면 진단하기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천 교수는 "카이스트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신경영상을 분석해 예후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딥러닝을 이용해 모델링했을 때 fMRI, sMRI 상에서 보이는 바닥핵과 겉질밑 구조의 신호가 자폐의 중증도와 연관돼 있음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다"라며 "하지만 이 질환을 완전히 치료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일찍 발견해 초기부터 잘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부모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다른 쪽으로 주의가 간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라며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경우 무엇보다 부모가 빨리 눈치를 채고 병원에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병원과 119구급대 연결… 응급실 대기 시간 줄일 것

김성우 연세대학교 심장혈관 ICT 기술연구센터 교수는 현재 개발 중인 인공지능 기반의 응급의료시스템을 소개했다. 그는 "환자가 아파서 응급실에 가도 오랫동안 대기만 하다가 전원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119구급대와 병원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연결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응급의료에서 병원과 병원 전(前) 단계 사이의 연결이 부재하다"라며 "클라우드 기술과 5G 기술을 병합해 응급의료시스템 전(全) 단계를 연결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프라를 토대로 얻어낸 음성 데이터와 화상 데이터를 인공지능의 학습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령 영상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기술이 구급대원이 하는 일을 자동으로 구급활동일지에 기록해 구급활동일지를 직접 작성하는 데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김 교수는 당직 의사와 구급대원이 연결되는 스마트 의료지도 시스템, 구급활동 표준지침을 지시하는  AI서비스, 높은 분류 정확도를 가진 응급 중증도 분류 시스템, 응급실 포화도 분석을 통한 최적이송병원 선정 및 경로 안내 서비스 등 추후 개발될 다양한 기술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2021년도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해 지자체와 함께 지역사회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국민들이 그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적정 시간에 환자를 이송하고, 미리 준비해 이송 후 치료 시간을 줄이고, 중증환자 소생률을 높이게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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