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12.19 07:33최종 업데이트 25.12.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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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심사에 AI 도입,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등 2025년 美FDA가 발표한 주요 변화는

생성형 AI '엘사' 출시로 FDA의 AI 시대 시작…약물 출시 소요 기간 단축 위한 여러 제도 발표

사진: FDA Flickr.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의약품 및 의료기기 규제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도 의약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조치를 발표했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의 활약이 눈에 띄었는데, AI 기술을 사용한 제품 검토 확대는 물론 자체적으로 AI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진행됐다. 심사기간을 기존 10~12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는 바우처 프로그램, 동물 실험 단계적 축소 계획 등도 올해 주목 받았다.

의약품 및 의료기기 관련 지침 통해 AI 활용 적극 수용 의지 표명

FDA는 2025년 새해 시작과 함께 지침 초안을 발표하며 의약품 또는 생물학적 제제 개발 시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해 처음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동시에 AI 기반 기기 개발 및 시판을 지원하기 위해 전체 제품 수명 주기에 걸친 포괄적인 지침 초안도 처음으로 마련했다.

FDA는 최근 몇 년 동안 AI를 포함한 신기술 관련 스폰서들이 조기에 기관과 소통할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왔다. 1월 발표된 두 지침을 통해 FDA는 임상 연구 발전을 위해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표명했다.

의약품 개발 관련 지침에서는 허가신청서 제출에 사용되는 AI 모델의 신뢰성을 입증할 수 있는 위험 기반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FDA는 "의약품 개발 및 규제 평가에서 AI 모델링을 적절하게 적용하기 위한 핵심 요소는 모델의 신뢰성, 즉 특정 사용 맥락에서 AI 모델의 성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사용 맥락은 AI 모델이 특정 관심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프레임워크는 AI 역할 정의, 위험 평가, 검증 계획 수립, 계획 실행, 결과 문서화, 사용 맥락 적합성 판단을 수행하는 7단계 프로세스로 구성되며, 비임상과 임상, 제조, 시판 후 단계 전반에 적용된다. FDA는 신뢰성 평가 활동에 대해 기관과 조기에 협의할 것을 강력하게 권장했다.

의료기기 관련 지침에서는 제품 전체 주기(Total Product Life Cycle) 관리 접근법을 강조했다. 동시에 기기 개발 및 설계에 신기술이 사용되거나 기기 검증 과정에서 새로운 방법이 사용될 경우 FDA와 조기에 선제적으로 협력할 것을 반복해서 권장했다.

환자 결과 개선에 사용되는 디지털 헬스 기기 지원 시범사업 출범

12월에는 만성질환 기술 접근성 확대를 위한 첫 디지털 헬스 시범 사업인 '기술 기반 의미 있는 환자 결과(TEMPO)'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심장-신장-대사 질환, 근골격계 질환, 행동 건강 상태에서 환자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될 디지털 헬스 기기를 지원하는 새로운 위험 기반 규제 접근법을 평가할 예정이다.

FDA 측은 "이 시범 사업은 FDA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가 디지털 헬스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만성 질환 환자의 치료 개선 노력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참여 제조사는 FDA에 시판 전 승인 및 연구용 의료기기 요건 등 특정 규정 적용에 대한 집행 재량권 행사를 요청할 수 있다. 동시에 제조사는 해당 기기의 성능을 입증하는 실제 사용 데이터를 수집·공유한다.

2026년부터 1월부터 시작되며, 네 가지 특정 임상 사용 분야별로 최대 10개 제조업체를 선정해 참여시킬 계획이다.

심사에 AI 전면 도입…생성형 AI 도구 '엘사' 출시 이어 에이전틱 AI도 도입 계획

FDA는 5월 AI 기반 과학적 심사 시범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전 센터에서 AI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FDA 역사상 처음이자 가장 광범위한 디지털 전환 전략 중 하나로, 심사 체계가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당시 발표 자료에서 FDA 국장인 마틴 마카리(Martin A. Makary) 박사는 "프레임워크, 컨퍼런스, 패널 토론에서 수년간 AI 역량에 대해 논의해왔지만 더 이상 논의만 할 여유가 없다. 행동에 나설 때다"면서 "며칠이 걸리던 작업을 몇 분으로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6월 초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생성형 AI 도구 엘사(Elsa) 출시를 알렸다. 엘사는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 AI 도구로, 읽기, 쓰기, 요약 작업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발표 당시 FDA는 이미 엘사를 활용해 임상 프로토콜 검토 가속화, 과학적 평가 소요 기간 단축, 고우선순위 검사 대상 식별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FDA 최고 AI 책임자 제레미 월시(Jeremy Walsh)는 "엘사 출시로 FDA의 AI 시대가 시작됐다.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약속이 아닌 모든 직원의 역량과 잠재력을 강화하고 최적화하는 역동적인 힘이 됐다"면서 "직원들이 이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파악해 나가면서 개발팀은 기능 추가를 통해 직원과 기관의 요구에 맞춰 성장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12월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에이전틱 AI 기능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에이전틱 AI란 계획 수립, 추론, 다단계 실행을 통해 특정 목표를 달성하도록 설계된 인공지능 시스템을 말한다. FDA는 AI 도입의 일환으로, 직원들이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2026년 1월 FDA 과학 컴퓨팅 데이에서 시연할 수 있도록 2개월간 AI 챌린지를 시작한다.

FDA 측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직원 70% 이상이 자발적으로 엘사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에이전틱 AI 도입으로 FDA 직원들은 회의 관리, 시판 전 심사, 심사 검증, 시판 후 감시, 검사 및 규정 준수, 행정 업무 등 더 복잡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AI 활용을 한층 발전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고 했다.

동물 실험 의무 단계적 폐지 첫 발…축소 가능한 제품 유형 제시 지침 초안 발표

4월 단클론항체 및 기타 의약품에 대한 동물 실험 의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발표도 화제가 됐다. 동물 실험 요건은 독성에 대한 AI 기반 계산 모델, 실험실 환경에서의 세포주 및 오가노이드 독성 시험을 포함한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축소, 개선, 잠재적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효능 판단을 위해 해당 약물이 이미 인체에서 연구된 유사한 규제 기준을 가진 타국의 기존 리얼월드 안전성 데이터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12월 FDA는 비인간 영장류 독성 시험을 생략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특정 제품 유형을 제시하는 지침 초안을 공개했다.

마카리 박사는 "현대 과학은 동물 실험보다 훨씬 효과적이며 인도적인 의약품 안전성 평가 방법을 제공해주고 있다"면서 "이 개혁은 약물 시장 출시 소요 시간을 단축하고 연구 개발 비용을 낮춰, 궁극적으로 약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단클론항체 제품의 비임상 프로그램에는 100마리 이상의 비인간 영장류가 포함될 수 있고, 동물당 약 5만 달러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동물 독성 시험을 통과한 많은 제품이 인체에서의 안전성 또는 효능 문제로 FDA 승인을 받지 못한다.

FDA는 국립보건원(NIH), 대체방법검증기관간조정위원회(ICCVAM)를 비롯한 다른 규제 기관 및 연방 파트너, 국제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해 치료 분야 전반에 걸쳐 동물 실험을 줄이거나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 사용을 검증하고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내 제조 활성화 및 국가 우선순위 따른 심사 단축 혜택 부여

미국 내 의약품 제조 활성화를 위한 조치도 이뤄졌다. 8월 발표한 프리체크(FDA PreCheck) 프로그램으로는 미국 내 신규 의약품 제조 시설 설립을 지원한다. 시설 준비 단계에서 FDA와 더욱 빈번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신청서 제출 단계에서 화학, 제조 및 품질 관리(CMC) 부분 개발을 간소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국가 우선순위를 충족하는 기업의 신약 검토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기 위한 '국가우선바우처(CNPV)'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선정되면 의약품 및 생물학적 제제 심사 기간이 기존 10~12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선순위는 ▲미국 공중보건 위기 해결 ▲미국 국민에게 더 혁신적인 치료법 제공 ▲미충족 의료 수요 해결 ▲미국인의 건강 이익을 증진하고 미국 공급망 탄력성 강화를 위해 의약품 개발 및 제조를 국내로 유치하기 ▲약물 접근성 향상 등 5개다.

7월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해 10월 9개, 11월 6개 등 총 15개 기업의 의약품이 수혜대상으로 선정됐다. 여기에는 최혜국 약가 제공에 합의한 제품은 물론 기존 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선정된 제품도 포함됐다.

마카리 박사는 "국가 우선 바우처는 기업이 가격 인하, 국가 안보 문제로서의 국내 생산 또는 미충족 공중 보건 요구 해결에 동의한 특정 제품군에 부여된다"면서 "FDA는 이러한 치료법과 의미 있는 치료제를 더 빠르게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개척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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