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9.10 06:53최종 업데이트 21.09.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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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대선주자 간담회 취소 행렬에 의협과 반대 주장까지…의협, 대선준비 '빨간불'

야당 후보만 줄줄이 방문하는데 홍준표 후보 입증책임 전환 발언 논란…여야 동일한 정책 제안도 문제제기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17일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예비후보와의 정책 간담회를 시작으로 예비후보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최재형 후보와의 간담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내년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대한의사협회의 움직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당 측 예비후보와의 만남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유력 휴보들과의 만남 자체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반쪽짜리 정책제안으로 끝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책 제안이 일괄적으로 진행되면서 후보별로 현실성 있는 정책제안이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협 대선 준비 성적표 낙제?…일부 야당 후보에만 치중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최근 대선 후보들과의 정책간담회를 통해 의료정책연구소가 제시한 7가지 보건의료정책안을 제안하고 협력을 약속하는 등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민의힘 최재형, 원희룡, 홍준표 후보와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그러나 차기 정부와의 협력관계, 보건의료정책의 선제적 제시 등을 포함한 현재까지의 의협 대선 준비 성적표는 썩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여당 예비후보들과의 접촉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에 진행된 3번의 정책협약 모두 국민의힘 측 후보들과 진행됐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의 정책협약은 6일 간담회 당일 아침 돌연 취소됐다.
 
여당 내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와의 만남도 아직 성사되지 못한 상태다. 의협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호 간 간담회 개최에 대한 의견교류는 지속적으로 오고가고 있으나, 구체적인 날짜 조율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특히 향후 당내 지역 경선 일정도 빠듯하게 예정돼 여당 후보들과 의협의 만남 성사 자체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협 박성민 대의원회 의장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차원에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집행부에게 의협은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 부분을 고려해 이번 대선 예비 후보들을 만나는 과정에서도 균형감 있는 회무가 필요하고 집행부도 이런 부분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 이어 윤석열 후보도 돌연 간담회 취소…의협, 정치권 패싱 대상?
 
여기에 더해 예정된 예비후보들과의 일정이 연이어 취소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지난 6일 여당 이낙연 후보에 이어 9일로 예정돼 있던 야당 내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후보와의 간담회도 무산됐다. 윤 후보는 이날 의협 간담회 대신 춘천과 원주 등 강원권 지역 민심을 살폈다.
 
이낙연 후보의 경우 당내 경선에서 1위인 이재명 후보와의 표 차이가 벌어지면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일정을 취소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일정 조율 없이 취소된 터라 다시 간담회가 열리게 될지는 미지수라는 전언이다.
 
주력 대선 주자들의 일정 취소가 이어지면서 의사파업 등 사태를 겪으며 의료계 자체가 국민 전체의 신뢰성을 잃으면서 정치권의 협력 파트너로써의 의협의 역할이 미미하다는 주장도 있다.
 
여당 관계자는 "지난해 의사파업과 더불어 최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등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국민들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유력 대선 예비 후보들 입장에선 의협과의 만남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 8일 진행됐던 홍준표 후보와의 간담회 과정에선 의협이 반대하고 있는 "의료과실 입증책임을 환자에게서 의사로 전환하자"는 발언까지 나오며 의료계 내부적인 공분까지 샀다.
 
대선예비후보가 의협과의 향후 정책적 협약을 약속하는 자리에서 의도적으로 의협의 주장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에 대해 의협 집행부도 간담회 현장에서 별다른 언급 없이 지나가면서 비판은 더욱 컸다.

박성민 의장은 "홍 후보가 회원 정서를 잘 모르고 말실수를 한 것 같다. 이는 의사뿐 아니라 의료기관에도 엄청난 부담이기 때문에 의협에서 반대하고 있고, (홍 후보가) 의협에 와서 할 말은 아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집행부와 후보 간 사전 조율을 통해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있게 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으니 수습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실현가능성 증대 전략 필요…후보‧정당별 정책 다각화 모색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선 의협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히 후보를 만나 정책제안서를 전달하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설득을 위한 전략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일괄적인 정책제안 보단 정당과 후보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안을 작성해 정책을 제시하거나 실현가능성 높은 전략적 정책 제안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앞서 의협은 정책제안서 작성 초기, 진보와 보수 등 정당 성향에 따라 투트랙으로 정책제안서를 작성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시간과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일안으로 정책제안서를 작성하기로 결정했다.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현재는 의료정책연구소에서 7가지 아젠다를 설정해 공통적인 정책제안서를 후보들에게 일괄적으로 의료계의 주장을 제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실현 가능성과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 구상하기 위해 후보와 정당별 맞춤 정책 제안을 해야 한다. 또한 후보별로 설득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추가적으로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협 관계자도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모든 방향성을 열어놓고 정책제안서를 고민하고 있다"며 "실현 가능성을 위해 지금까지 의료계 중심의 정책 제안보단 국민들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당별 맞춤 정책 제안도 구상 중이다. 구체적으로 문재인 케어를 예를 들면 여당 쪽엔 무조건적인 반대보단 부작용이 덜한 방향으로 완화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야당 측엔 정책의 문제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향이 적절할 것이다"라며 "이외에도 의료전달체계나 공공의대 문제 등도 분명히 얘기돼야 할 쟁점"이라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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