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9.20 14:07최종 업데이트 16.09.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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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직의사들의 넋두리

"시간외수당요? 우린 그런 거 없어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시간외 수당요? 우린 그냥 퉁 치는 것 같은데요!"
 
모 종합병원 의사 A씨의 말이다. 
 
만약 전공의가 수련병원으로부터 각종 수당(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을 받지 못했다면 민사소송을 통해 보상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이미 수년전 도래했다. 
  
실제 모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를 한 의사는 해당 병원을 상대로 임금 소송을 제기해 1억원 가까이 손해배상 받은 사례도 있다. 

물론 극히 일부의 사례이긴 하다.

어쨌든 법원은 전공의가 교육을 받는 '수련의'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근로를 제공하는 신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에다 수련병원들은 내년 12월부터 전공의특별법에 따라 주당 80시간 이내 수련, 연속 36시간 수련 금지, 연속 수련 후 최소 10시간 휴식 보장 등을 지켜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더라도 처벌 수위가 약해 전공의들의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지만 단초를 마련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부분의 대학병원 교수나 2차병원 봉직의들은 씁쓸하기만 하다.
 
A씨는 "일부 잘 나가는 대학병원 교수들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교수, 봉직의들은 수당이 없다고 봐야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온콜 당직을 해서 응급으로 병원에 나가면 5만원에서 10만원을 주는데 주니어 스탭은 간호사의 시간외 수당보다 적은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것도 오후 8시 이후 온콜에 대해서만 수당을 줄 뿐 그 전에는 회진을 돌든, 수술이 길어지든 전혀 보상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대학병원 교수들은 시간외수당이라는 급여 항목이 아예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온콜로 나와 수술하더라도 시간외수당이 아니라 이보다 금액이 적은 온콜 수당으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 사진 캡처


"밤 새우고 바로 수술하다가 조는 교수도 있다"

모 대학병원 교수인 B씨는 "전공의가 부족하다보니 봉직의들이 당직을 서는데 그럼 이것도 시간외수당 대상이고, 다음날 8시간 휴식을 줘야 한다"면서 "그런데 이걸 지키는 병원이 있느냐. 전날 수술이나 병동 당직으로 밤을 새우고, 다음날 연속 근무하니 수술하다가 조는 교수도 있다고 들었다"고 개탄했다. 
 
B씨는 "이렇게 근무해봐야 당직비 15만원이 고작"이라면서 "시간외수당을 적용하지 않으니까 다음날 휴식도 없고, 개인적으로 알아서 휴가를 내야하는데 그렇게 하면 여름휴가도 못하는 형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술을 보조하는 전공의도 환자 안전을 이유로 연속근무를 금지하면서, 집도의인 교수나 봉직의의 연속근무를 모른 체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대학병원 교수나 봉직의는 전공의만도 못한 신세가 됐다"면서 "전공의는 오후 6시에 칼퇴근하고, 교수는 남아서 혼자 회진을 도는 병원도 있다고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B씨는 “전공의도 시간외수당 주고 일 시키는데 교수도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오후 5시에 수술 시작해서 9시에 끝나면 간호사는 오후 6시부터 시간외수당을 받는데, 우리는 무급"이라면서 "과거에는 선택진료비를 받는다는 명목으로 무시했지만, 이미 이것도 거의 없어졌으니 말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게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게 알려지면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당직비, 온콜, 시간외수당, 퇴직금 적용을 받는 각종 수당은 여전히 무풍지대"라고 환기시켰다.
 
특히 그는 "병원들은 퇴직금을 적게 주려고 본봉을 낮추는 대신 각종 수당을 늘리고, 임상연구비, 진료지원비 등을 모두 퇴직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판례를 보면 이런 게 다 불법"이라며 "이런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병원 #봉직의 #전공의 #수당 #퇴직금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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