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2.18 08:50최종 업데이트 23.12.1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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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 전공의 ‘대체재’ 아냐…이젠 교육자∙관리자 역할까지

대형병원 전공의 인력난 속 전담전문의 역할 부각…교육∙관리받는 의대생∙전공의도 만족

서울대병원 입원의학센터 한승준 교수(내과), 이정무 교수(외과).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입원전담전문의들이 환자 진료를 넘어 전공의 교육과 관리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도입 초반만 해도 입원환자 진료 등 제한적인 역할만 담당하며 전공의의 ‘연장’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있었던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존재감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15일 서울대암병원 서성환홀에서 열린 ‘입원의학 심포지엄’에서는 서울대병원 입원의학센터 소속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연자로 나서 현황에 대해 공유했다.

'교육자'로서 역할, 입원전담의로 계속 일하게 하는 주요 요인
 
서울대병원 입원의학센터 한승준 교수(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회장)는 올해 대한내과학회가 발표한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입원전담전문의에게 교육자로서 역할을 맡기는 것에 긍정적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설문 결과에 따르면 입원전담전문의들이 향후에도 계속 입원전담전문의로 일하도록 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교원 임용 가능성, 교육자로서 역할 등이 꼽혔다. 입원전담전문의로 일을 시작한 이유로 ‘워라밸’,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 제공’,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꼽힌 것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한 교수는 “처음에 입원전담전문의를 선택할 때는 경제적 동기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지속해서 이 일을 하도록 하는 데에는 교육자로서 인정받고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환자 진료가 재밌고 보람차서 시작했었는데, 일을 하다보니 교육자로서 역할을 인정 받고 피교육자들과 만나는 게 더 동기부여가 되는 걸 느낀다”며 “전담전문의를 선택하게 하는 동기로는 경제적 보상이 의미가 있지만, 지속가능한 입원전담전문의 확보 측면에서는 교원으로서의 인정이 강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원전담전문의가 교육을 담당하는 건 전담전문의 본인들은 물론이고 의대생 등 피교육자들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 교수가 내과임상실습을 한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의 교육이 만족도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이미 자리잡은 미국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의 교육에 대한 피교육자들의 만족도 관련 연구들이 다수 발표돼 왔다”며 “만족도가 높다고 나온 문헌들이 많다”고 했다.

외과계, '분과형' 슈퍼바이저 입원전담의 시스템으로 모두 윈-윈

입원의학센터 소속인 외과 이정무 교수는 외과에서도 입원전담전문의의 교육자,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 수련시간 주 80시간 제한, 외과 전공의 3년제 전환 등으로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이 늘고 수련 시간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1세대 입원전담전문의들의 노력으로 임상적인 효용성에 대한 연구들은 많이 나왔다. 이제는 교육과 연구 역량을 갖춘 아카데믹 입원전담전문의 모델로 확장이 필요하다”며 서울대병원 외과계의 분과형 입원전문전담의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과거 서울대병원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는 전공의와 동일한 형태의 업무를 수행했다. 가령 환자가 20명이면 전담의와 전공의가 각자 10명씩 환자를 나눠서 보는 식이었다. 이에 치료과정에서 의사 결정을 같이 할 수가 없었고, 전담의의 교육자로서 역할도 1~2차례에 걸치는 강의나 보수 교육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분과별로 해당 분과의 펠로우를 마친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슈퍼바이저 역할을 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특히 외과 전공의 3년제 전환으로 인력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슈퍼바이저형 입원전문전담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게 이 교수의 평가다.
 
그는 “3년제 등의 영향으로 전공의, 전임의, 교수들이 모두 바빠지면서 분과 실무를 잘 알고, 환자 케어에 필요한 지식이 충분한 관리자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해졌다”며 “입원전담전문의들이 표면적으로는 전공의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로는 전임의와 주니어 스태프들의 업무 부담까지도 덜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현재 시스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0%가 업무와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빅스비나 챗GPT처럼 궁금하거나 고민이 되는 부분들을 실시간으로 해결해주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론 괴롭지만 환자 안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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