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2.03 12:38최종 업데이트 23.02.03 12:38

제보

반복되는 논쟁 "의사 수 지금도 충분" vs "의사 업무량 과도해 의사 늘려야"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 의대증원 놓고 토론...의료전달체계 개편 필요성엔 동의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윤희숙TV 영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가 2일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의 유튜브 채널 ‘윤희숙 TV’에 출연해 의대정원 증원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우 소장과 신 박사는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해선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으나 국내 의료체계의 가장 큰 문제가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라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우봉식 소장 "이미 충분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중...의사 늘리면 건보재정 부담"
 

우봉식 소장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인구 1000명 당 의사수가 적은 편이란 지적에 대해 “의사수 하나만으로 모든 걸 평가해선 안 된다”며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미 충분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 소장은 “의료질은 의사수만이 아닌 여러 지표를 갖고 평가한다”며 “우리나라 의사들의 연간 외래 진료 횟수가 14.7회로 OECD에서 압도적 1위고, 기대수명인 일본 다음으로 2위다. 그 외에 각종 지표들도 최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의사 수가 두 번째로 적지만 수술 대기 시간은 0”이라며 “반면 OECD에서 의사수가 가장 많은 오스트리아는 고관절 수술을 받으려면 570일을 대기해야 한다. 이걸 보면 지금의 문제가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우 소장은 의대정원 증원은 당장의 필수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증가할 것이란 부분도 짚었다.
 
그는 “의사 1000명을 더 뽑는다고 당장 아이들이 진료를 못 받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소아과 전문의가 나오는 데 10년이 걸린다. 그 10년 사이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아이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재배치 하는 정책이 우선돼야지 그걸 빌미로 의사를 늘리자는 주장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명 증가하면 진료비가 22% 증가한다”며 “의사 수가 늘면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영석 박사 "고령화로 의사업무량 지금보다 과도해질 것...다양한 정책 같이 가야"
 
신영석 박사는 고령화 등으로 의료 수요가 늘면서 의사 업무량이 과도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의대정원 증원은 필수적이라고 봤다.
 
신 박사는 “필요 이상으로 의사를 배출하면 비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도 과거엔 의대정원 증원에 신중한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최근에 연구를 하면서 2010년 대비 2019년 의사 1인당 업무량이 평균 30% 늘어난 걸 보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이어 “절대 인구는 줄더라도 고령화로 국민들의 의료수요는 계속 늘어 날 텐데, (의대정원이) 현재 수준이라고 하면 의사들은 과도한 업무량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도 지금보다 의료이용이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신 박사는 “의대정원 증원 뿐 아니라 의료이용체계, 보상 기전 등 여러 정책들이 패키지로 가야 한다”며 현행체계에서 의사 수만 늘려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 박사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행위별 보상의 높낮이가 맞아야 한다. 현재 검체나 영상은 원가 대비 140~150% 보상이 되는데 진찰이나 수술은 원가 대비 70~80% 수준”이라며 “그렇게 높낮이가 안 맞으니 돈을 더 벌 수 있는 분야로 가게 된다. 이건 자본주의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의료전달체계 문제 바로 잡아야...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부적절
 
의료정책 중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론  두 사람 모두 의료전달체계를 꼽았다. 우 소장은 환자들이 쉽게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가지 못하도록 장치를 마련하자고 했고, 신 박사는 지역 단위의 진료권을 설정하고 지방 의료질을 제고하자고 했다.
 
우 소장은 “현재는 의료전달체계가 없다보니 환자들이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자유롭게 간다”며 “그러다보니 지방 병원은 환자가 없어 운영이 안 되니 더욱 몰락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가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순 없겠지만 제도적으로 불편하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며 “수도권에 자꾸 병상이 늘면 의료비만 증가되지 전체 국민 보건에는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신 박사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핵심인데 구체적으로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진료권을 설정하고 지역주민들이 웬만한 건 진료권 단위 내에서 해결할 수 있게 인프라를 갖추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은 실력있는 의사들이 지역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지방에 있는 국민들이 수도권으로 오는 것은 의료질의 영향이 크다”며 “지방의 의료질이 수도권에 뒤지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