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1.04 07:30최종 업데이트 22.01.0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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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가 필요한 것 아니다…현재 버티기 힘든 공공병원·필수의료 처우 개선부터 시급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㉒ 정원상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복지이사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내년 3월 9일로 다가왔습니다. 각 후보캠프들이 여러 단체들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아 대선 공약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대통령 후보라면 반드시 짚어야 하는 보건의료정책 어젠다(agenda)를 사전에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를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의 릴레이 칼럼을 게재합니다. 의료계가 각종 악법에 대한 방어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꼭 필요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의료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①이철호 전 의협 의장 "일차의원과 중소병원 특별법·의료전달체계 정립·수가현실화"
②이로운 의협 홍보이사 "의료분쟁처리 특례법 제정"
③박상준 의협 부의장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응급의료시스템 정비"
④최운창 전남의사회장 "지역의료 살리기"
⑤안치석 전 충북의사회장 "서울과 지역 의료격차 최소화"
⑥주신구 병원의사협의회장 "보건의료 문제는 의사들과 먼저 협의"
⑦김장한 전국의대교수협의회장 "의료체계 정부 관여 줄이고 자유도 높이기"
⑧장성구 전 의학회장 "전문가 의견 수렴·정치적 판단 배제…고품격 의료강국 대한민국"
⑨안덕선 전 의료정책연구소장 "의료전달체계 확립"
⑩김동석 개원의협의회장 "필수의료 살리기가 최우선"
⑪박진규 신경외과의사회장 "공공성 재정립과 지역불균형 해소"
⑫이태연 정형외과의사회장 "의료계 논의 거쳐 필수의료 살리기"
⑬정홍수 대구시의사회장 "공익의료 국가책임제 시행"
⑭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필수의료, 적정 의료수가로 자율적 발전"
⑮박홍서 충북의사회장 "보건부 독립·건정심 구조 개편"
⑯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 "응급의료체계 개편"
⑰좌훈정 개원의협의회 부회장 "의사들의 정치세력화"
⑱강청희 한국보건의료포럼 대표 "현장 참여 보건의료정책"
⑲윤인대 성형외과의사회장 "K-뷰티 성형산업에도 관심을"
⑳이은아 신경과의사회장 "현장 의사들의 목소리 반영한 의료정책"
㉑서연주 전공의협의회 수련이사 "미래 의료인력 양성·필수의료 국가 지원"
㉒​정원상 전 전공의협의회 복지이사 "공공의대 아닌 현 공공병원·필수의료 처우개선"
 
사진=이재명 후보 홈페이지. 

[메디게이트뉴스] 2022년 새해가 밝았고, 올 해는 대통령 선거가 3월 초에 치러진다. 의료계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의료 공약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 보고 있다. 각 후보별 의료인 참모가 있겠지만 서로 소통이 안되는 것인지 후보의 주장이 강한 것인지 아니면 그 참모가 후보 당선 후 얻게될 자신의 영달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인지, 그 공약의 내용들을 보면 한숨을 넘어 개탄스러운 수준이라는 것에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

두 후보 모두 의료 취약지 의료인력 부족에 대해 제안을 하고 있는데, 이 후보는 공공의전원과 의대 신설을 통한 의사인력 증원을 해법으로 제시했고, 윤후보는 국립의대 분원 설립 및 원격의료 시행를 제안했다.
 
아직 최종 공약이 도출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정말 애타는 심정으로 현 공약의 철회 및 대한민국 의료가 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의 공약이 도출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현 공약 중 철회돼야만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의사의 입장에서 기술하고자 하고, 각 후보들이 반드시 꼭 알았으면 하는 내용만으로 채웠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후보들도 의사의 입장에서 사안을 되돌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 후보 캠프 정책위원장인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를 주장하는 측으로, 2020년 전국적인 젊은의사 단체행동의 취지와 정반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의료계 내부에서는 대단히 유명한 인물이다. '지역차별 없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 나라'라는 보고서의 작성자중 하나로, 해당 내용에 포함된 '공공인력의 확충을 통한 의료격차 해소'의 주요내용에는 ​의과대학 및 간호대학 정원 증원과 지역의사제 및 지역간호사제의 구체적 이행 방법이 제시돼 있다. 젊은의사 단체행동으로 10년간 매년 400명의 의사 증원은 코로나 안정화 이후 추후 재논의 하기로 합의하고 현재 휴전 상황이다.

각 후 보들은 2020년 8월29일과 30일에 열렸던 전국병원 전공의 대표(비대위) 임시총회에서 ‘복지부 및 보건복지위원회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 중단‘ 안건은 부결됐다는 것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릇된 정책의 철회를 위해 사력을 다해 싸웠고 재논의에 결코 합의한 적이 없다. 대선 후보의 무지하고 무책임한 의대 증원 공약은 마치 휴화산을 일깨우고 아궁이에 기름을 끼얹는 행위와 같다는 것을 각 후보들은 인지해야한다.
  
해당 보고서의 내용에는 공공병상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새 정부 출범 후 정원 증원이 가능한 2024년부터 10년간 매년 1000명의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고 10년 후 증원을 지속할 지 여부를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돼있다. 2020년 발표한 정책의 매년 400명 증원이 매년 1000으로 오히려 600명이 더 증가됐다. 증원된 1000명 중 500명은 지역의사제로 양성하고 100명은 수도권 공공의대 정원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보고서에 기술돼 있으며, 대한의사협회와의 협의 및 공조를 통해 2024년부터 실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의사는 면허 취득 후 지방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서 10년 의무근무를 하고 위반 시 의무복무기간 동안 면허취소 또는 위반기간의 1.5~2배 수준의 면허 정지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의대 증원에 따른 반발을 잠재우는 일환으로 국립대 의과대학의 의예과 등록금은 연간 약 600만원, 의학과는 연간 1200만원 수준이며 등록금과 교재 구입비, 주거비, 생활비 등을 포함해 연간 800만원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쓰여있다. 
 
의예과 2년간 1200만원에 주거 생활비 1600만원을 더하면 2800만원, 의학과 본과 4년간 4800만원에 주거 생활비 3200만원을 더하면 8000만원 즉 학생 1인당 1억 800만원으로 매년 500명의 지역의사 배출시 연간 540억의 예산이 국가 지원된다는 이야기이다. 보고서에는 2024년 58억원을 시작으로 5년후인 2028년까지 총 850억원의 예산이 복지부 사업비로 필요하다고 친절하게 안내돼 있다.

의학은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으로 근거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이 국내 의사수가 부족하니 1000명씩 증원해야 한다고 기술돼있다.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간호대 정원을 크게 늘려서 지방의 간호사 부족 문제가 해결됐는가? 간호사의 열악한 처우 개선은 개선할 생각도 하지 않고 무책임한 증원만 한 결과를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의료수가는 선진국기준 세계 최저를 유지하면서 시골에 큰 병원이 없고 의사가 없다며 의대 증원만 한다면 나중에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진주의료원은 왜 문을 닫았는가?

변호사 업계를 돌아보면, 매년 2000명에 가깝게 배출되는 변호사로 인해서 국민들이 느끼는 법률서비스 상황은 나아졌는가?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배출자수를 크게 줄여야 한다고 목청껏 외치고 정부와 싸우는 이유를 모르는 것인가? 정치인은 아무리 표를 목적으로 한다지만, 의료계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난 뒤 그때 가서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수습할 수나 있는가?

지방 병원에 전공의가 부족하니 의대증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던 대한병원협회 모임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도 외과전공의는 전문의가 되고나서 갈 데가 없어서 미용병원을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간담췌외과와 외상외과 세부전공을 둘 다 하고도 일자리가 없어서 응급실로 들어간 지인도 있다. 간호사보다 적은 월급으로 4주평균 주당 80시간 합법적으로 일을 시킬 수 있는 가성비 극상의 전공의가 부족하니 의대정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근시안적인 것인지 왜 깨닫지 못하는가?

이 후보는 올해 신년 행보에서 공공의료 확충 공약을 발표하면서 공공병원을 전국 70개 중진료권에 1개 이상씩 설치하는 것을 비롯해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고 국립보건의료전문대학원도 설립해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표를 얻기위한 포퓰리즘은 결국 국가와 국민에게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 

착한 적자로 유지되고 있는 성남시의료원은 언제까지 착한 적자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그 돈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성남시의료원 이중의원장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공공병원을 200~300병상 규모로 지어서는 의료 경쟁력이 낮고 500병상 이상의 규모로 지으면 엄청난 유지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딜레마에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는 대목이 있다.

원전 폐지 정책으로 2021년 4조원대의 엄청난 적자를 보이고 있는 한전이 국민의 세금으로 짓는 한전공대역시 그 운영비를 전기요금에서 충당하겠다는 좀 이해하기 힘든 내용을 기사로 접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귀환 석유가 나오는 석유부국 베네수엘라가 표만을 얻기위한 포퓰리즘으로 지금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가? 우리는 빚더미가 아닌 건강한 사회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의 연합뉴스 기사의 제목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성남시의료원 '코로나 인력난'…올해 의료진 79명 퇴직"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서 업무 과중이 주된 요인인데, 의료원 측은 최근 10개월 사이 13차례 채용 공고를 낼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한 상태다. 23일 성남시의료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의사직 9명, 간호직 70명 등 모두 79명의 의료진이 차례로 그만뒀다.'​

공공의사가 부족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 근무하던 의료진도 나가는 상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이지, 새로 채용하는 것이 초점이 돼선 안된다. 오직 공공병원에서 전공의처럼 낮은 처우로 노예처럼 10년동안 일해 줄 의사를 증원을 통해 얻겠다는 것인가?  지방병원 간호사 처우가 개선되지 않아서 간호사 구하기가 어려운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이다.

복지부에 제출된 '2023년도 보건의료 관련 학과 입학정원 산정을 위한 의견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 당 임상활동의사 수(공급)는 증가하는데 비해 임상활동의사 1인당 국민 수(수요)는 감소하고, 의사인력 공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2037년 이후 OECD 평균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하며, 저출산으로 인한 절대 인구 수의 감소와 그로 인한 영향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공급과잉의 우려와 함께 초공급 과잉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다.

저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전공의가 부족하고 10년간 발을 묶고 열악한 처우와 극한 로딩을 감내해야 할 공공의사가 부족하다고 해서 의대정원을 대폭 증원해야 한다는 논리는 피부 깊숙이 생긴 농양을 절개배농할 생각은 않고, 연고만 잔뜩 사다 겉에 바르겠다는 미봉책과 무엇이 다른가?  

의사들과 아무런 소통 없이 만들어지는 이러한 무책임하고도 위험한 의료정책에 대해서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 각 후보들은 우물 안에 머물지 말고,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적극적인 소통을 해야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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