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학회 김형일 이사 "의정사태로 수술 보조 구하기 힘들어져 로봇수술로 위암 수술 대체…한동안 트렌드 이어질 것"
25일 대한위암학회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대란을 겪으며 대한민국 암 수술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전공의가 줄어들면서 수술 보조 인력이 부족해 로봇수술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로 수술 경향이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다.
대한위암학회 김형일 국제이사(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는 25일 위암학회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전공의들이 우리 핵심 인력이었는데 이들이 빠져나가면서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선 수련에 투자되는 에너지가 줄면서 업무 효율은 올라갔지만 미래에 대한 기약은 줄었다"며 "수술 자체가 준 것은 수술 자체 인력 풀 문제라기 보단 타과 인력이 줄어든 탓이 크다"고 말했다.
김 국제이사는 "또 다른 큰 변화는 예전엔 로봇 수술을 하면 수술 교수 1명과 보조자 1명, 복강경 수술은 보조자 2명이 필요했다"며 "의정사태가 터지면서 보조를 못구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비싸서 감당을 하지 못했던 로봇수술이 의정사태를 계기로 빠른 속도로 기존 수술들을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의정사태를 거치며 암 수술 건수가 줄면서 수술 대기시간은 크게 늘었다. 이에 부족한 수술 건수를 채우기 위해 병원들이 로봇수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주요 암 7종(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췌장암, 두경부암)에 대한 진단일부터 수술일까지 대기기간을 분석한 결과, 2024년 암수술 환자 수는 2만5680명으로 전년 대비 7.3%(2,022명) 감소했지만, 수술 건수 감소로 평균 대기기간은 37.9일에서 43.2일로 5.3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국제이사는 "최근 전공의들이 복귀했지만 로봇수술 수 자체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트렌드는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공의들이 복귀했어도 예전과 다르게 이제 다 요구하고 누려야 할 부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교수들도 이런 부분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 수술 다학제적 진료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교수 집담회를 수가로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뤄졌다.
윤홍만 총무이사는 "의정사태 이전에도 위암 수술 과정에서 다학제적 진료를 위해 대부분 병원에서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지 집담회를 통해 토의해 결정했다"며 "현재는 다학제 외래진료 수가가 만들어지면서 대면진료를 할때만 수가를 받을 수 있다. 의정사태 이후 더욱 시간이 없어지는 상황이 되면서 전공의도 부족하고 교수들도 바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일과시간에는 전문의들이 모이기 어려운 상황이라 따로 모여 토의를 해야 한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다학제진료를 위한 집담회에 대한 수가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위암수술이 필수의료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위암학회 류근원 이사장은 "위암을 진료하는 의료진은 선호 과목이라기 보단 기피과에 해당한다. 힘들고 돈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과는 나가서 개업을 할 수 있지만 위암 수술은 개업이 어렵다"며 "의료는 기피, 선호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필수과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