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6.22 05:59최종 업데이트 17.06.2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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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스파르타쿠스는 어디에?

과잉규제와 의료악법에 익숙해진 게 현실

[칼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이용민 소장



고대 로마 시절 트라키아 출신의 검투사였던 '스파르타르쿠스'는 70명의 동료 검투사들을 이끌고 비인간적 처우에 항거하여 반란을 일으켜 한때 도망친 노예들을 포함해 12만의 전사들이 남부 이탈리아를 휩쓸었다 한다.

비록 로마공화정 군단에 의해 진압은 되었지만 이후 스파르타쿠스라는 이름은 자유와 인간 회복을 요구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의료계도 노예해방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까?

우선은 비관적이다. 그 이유는 단일건강보험 강제지정 체계에서 심평의학 교본으로 엄격한 통제 아래 있는 의사들은 흔히 자신들을 의노라고 칭하지만 창세기에 신께서 인간들을 서로 다른 언어로 혼란시킨 것처럼 의료계도 여러 직역이나 과별로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고 싸우며 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의료는 과별 특성상 이해관계가 다른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별이기주의로 인해 의료계 전체의 큰 사안을 그르치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지는 말아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상대가치 조정과정에서 나타난 과별 이해관계의 충돌과 특정과 주도로 만들어진 일부 의료규제 악법으로 인한 의료계의 분열 등이다.
 
정해진 파이 안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부분이 있다면 형평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기에 당장 눈앞의 이익을 챙기려는 제로섬 게임을 지양하고 모든 직역과 과들이 함께 힘을 합쳐 전체 파이를 키우는데 집중하고 손상 당한 의사들의 자존감을 살리는 방향으로 힘을 결집해야 한다.
 
생존을 위해 처절한 격투를 벌이는 격투사들처럼 의사들도 저들이 쳐 놓은 울타리 안에서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거나 쇠사슬에 묶여 굴종하는 노예의 삶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고단한 하루의 삶을 연장해 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스파르타쿠스의 해방전쟁과는 달리 의사들은 서로 다른 입장과 서로 다른 이해관계 탓에 대오마저 제대로 이룰 수 없는 형편이다.
 
의사들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이용해 분할통치를 즐기는 당국과 유례없는 누적 흑자에도 원가를 보전해줄 의지 없이 비급여의 급여화만 외치는 보험공단, 그리고 삭감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며 심평의학의 완성을 향해 나가는 심평원 등 모두가 의사들의 주인이고 상전이다.

의료계도 과잉규제와 의료악법에 익숙해지고 무기력감에 빠져있는 게 현실이다.
 
의노들의 스파르타쿠스는 어디에 있는가?

스파르타쿠스는 의사 각자의 내면에 존재한다. 의사 한명 한 명 안에 존재하는 각자의 스파르타쿠스를 불러내야 한다.

그리고 각 직역과 과별로 나뉜 언어를 통합해 스스로 노예임을 자각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의노 해방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내 몸 속의 스파르타쿠스를 영웅으로 또한 신화로 만들어야 한다.
 
의노들의 스파르타쿠스는 언제쯤 오는가?

의노들을 위한 스파르타쿠스는 지금 바로 올 수도 또한 영영 안 올 수도 있다. 의노해방의 영웅 스파르타쿠스는 각자 마음 속에 있기에 내가 마음 먹으면 지금 바로 불러 낼 수도 있고, 용기를 내지 못하면 영영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의사들 한명 한명이 모두 스파르타쿠스가 되는 날 바로 그날이 의노해방전쟁의 첫날이 될 것이다.


 

본 칼럼은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파르타쿠스 # 의사 # 이용민 # 의료정책연구소 #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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