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2.19 13:37최종 업데이트 20.12.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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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천하의생 노비지계를 시행하시옵소서!"

[칼럼] 김효상 재활의학과 전문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주상 전하, 경하 드리옵니다. 감히 전하를 호시탐탐 노리던 의금부장을 2개월 정직하시고 전하를 호위하기 위한 백수처 조직을 신설하셨사오니 앞으로 조정의 앞날은 탄탄대로일 것입니다. 거기다가 조정의 대신들도 180명 이상 쉴새없이 용비어천가를 부르니 천하가 평온할 따름이옵니다. 
  
장안의 백성들이 집이 없어서 원성이 좀 있다 하오나 조정에서 마련해 준 공공 움막에서 살고 뜻을 거스르는 자들은 토착왜구 취급하면 될 일이라 신경을 쓰지 않으셔도 될 듯하옵니다. 나라의 곳간에 쌀이 모자라면 전하의 뜻을 거스르는 자들에게 세금 피눈물을 쥐어짜면 되니 걱정할 것이 무엇이 있겠사옵니까.
  
다만 고로나 역병이 아직 전국을 휩쓸고 있고 고로나 역병에 강제 동원돼야 할 전국의 의생들이 전하께 저항하는 불온한 움직임들을 계속 보이고 있어, 소신이 이를 제압하고 천하의 의생들을 전하의 발 아래에 무릎 꿇게 만들 기묘한 개책을 내놓고자 하옵니다.
  
전하께오서는 일찍이 내 백성만 먼저다라는 일관된 어지를 선포하시었고 내로남불하는 희대의 성군의 덕목을 몸소 실천하셨기에 전하의 뜻에 따르는 의생과 따르지 않는 의생들을 분열시켜 갈등을 조장할 수 있도록 히포구라 테스형도 울고 갈 다섯 가지 계책을 말씀드리겠나이다.
  
첫째 의생들에 대한 백성들의 반감을 부추기시옵소서.

본디 의생들은 신분이 천한 중인으로 귀히 여길 것이 없사오나 자신들이 익힌 의술을 백성들에게 독점적으로 시행한다는 명분으로 대접받기 원한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에 의생과 의방 내부를 감시하기 위한 시시비비 상자 설치도 반대한다고 하니, 백성들에게 일부 파렴치한 의생들의 허물을 침소봉대하여 과장되게 널리 전파하시옵소서. 또한 의생들을 돈만 알고 인술은 팽개친 이기적인 집단으로 홍보하는데 조정의 재정을 쓰는 것을 더욱 확대하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둘째 의생들끼리 서로 싸우도록 갈등을 조장하시옵소서.
  
제가 듣자하오니 의생들 사이에서도 신분이 갈려서 학당에서 의생들을 교육한다는 선비들, 나라에서 운영하는 의방에 일하는 의생들, 민간에서 의방을 차리는 의생들 간의 이해관계와 생각이 각각 다르다 들었습니다. 백성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그들의 생각이 하나로 합쳐져 조정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각각의 의생 집단에게 회유와 채찍질을 적절히 제시하시옵소서. 이간질이야 말로 현 조정에서 제일 능숙한 계책이 아니옵니까. 
  
셋째 의생들과 의녀들을 갈라놓으시옵소서.

  
의술을 펼침에 의생과 의녀들이 같이 노력해야하오나 본디 주장과 말이 많은 의생에 비해서 의녀들은 크게 조정에 위협될 것이 없사옵니다. 고로나 역병 퇴치에 의녀들의 공을 치하하시고 의생들이 항명하는 동안 의생들의 짐을 떠맡았던 의녀들의 마음을 달래시옵소서. 거기에 고로나에 걸린 중한 백성을 보는 의녀들만 콕 찍어서 월 300석의 녹봉을 내리신다면 자연히 그들 사이의 불만이 커지고 서로를 견제하는 일이 커질 것이옵니다. 또한 의생들이 일을 거부한다면 의녀들에게 그 역할을 맡겨 혈에이 의녀를 허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면 되옵니다.
  
넷째 전국 팔도에 공공 의방을 만드시옵소서.
  
전하에게 충성을 다짐하고 예쁨 받기 원하는 용비어천가 의생들을 전면에 내세워서 공공 의방의 필요성을 과장하고 민간 의방을 음해하는 거짓을 천하에 설파하시옵소서. 전국의 의생들이 나라에서 녹봉을 받고 전하의 통제를 받는다면 지금같이 전하의 성은에 거역하며 바른 말을 하는 자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옵니다. 핵심은 통제와 억압이옵니다. 또한 각 지역에 공공의방이 생기고 의방에서 베풀어지는 의술이 전하의 은혜임을 세뇌적으로 주입시킨다면 결국 민심은 전하의 강력한 지지기반이 될 것입니다.
    
다섯째 의생들의 우두머리를 전하께옵서 총애하는 자로 임명하시옵소서.
  

전하 이 계책이 가장 중요하옵니다. 자고로 사냥개를 길들이려면 사냥개 중에서 믿을만한 놈을 우두머리로 삼아 그놈을 통해서 아랫것들을 통제하심이 가장 적절하옵고, 나중에 적절한 때에 토사구팽하면 되옵니다. 의생들의 우두머리를 전하께오서 허수아비처럼 통제하신다면 전국의 의생들은 전하의 발 아래에 납작 엎드리게 할 수 있사옵니다. 마침 내년에 의생들의 우두머리를 뽑는 행사가 있다 하오니 전하께오서는 다음과 같은 자를 내 사람으로 만드시면 되옵니다.
  
1. 전하의 정책을 비판하는 글과 상소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자를 배제하시옵소서.
   (그런 올곧은 자가 의생들의 우두머리가 된다면 의생들이 단결할 우려가 있사옵니다.) 
2. 조정의 정책에 발맞추어 의생들을 전하께로 선동하는 자를 찾으시옵소서.
   (전하의 부르심을 기다리는 자이옵니다.)
3. 의생들 사이에서 신망과 덕이 없는 자를 찾으소서.
   (그런 덕 없고 신망 없는 자들은 전하의 손길을 더욱 기꺼워할 것이옵니다.)
4. 나중에 조정 관리로 진출할 욕심이 그득한 자를 밀어주시옵소서.
   (조정에서 내리는 꿀 같은 자리들에 탐욕이 가득한 자들이면 안성맞춤이옵니다.)
  
전하께옵서 이런 전하께 충직한 자들을 선발하시고 고로나 역병에 자원하고자 명을 내려 모집하도록 교지를 내리시옵소서. 그러면 자발적으로 성은에 보답하고자 할 것이옵니다.
  
위의 계책들을 꼭 숙지하시어 전국의 의생들을 조정의 명에 거역하지 못하게 하시고, 서양 오랑캐의 허이자와 모드나 약제 말고 상국의 황제께서 하사하시는 시노판 약제를 백성들에게 널리 보급하여 우리가 중공의 속국임을 널리 알리고, 천년만년 소에 붙어가는 파리 같은 태평성대의 치세를 이루소서! 
  
만세 만세 만만세! 내로남불 만만세! 갈라치기 만만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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