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2.15 07:41최종 업데이트 20.02.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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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19' 확진자 기준 어떻게‧왜 바뀌었나…진단 정확도 30~50%에 불과

감염 초기 폐CT 활용한 임상 진단 환자 추가...PCR검사 부정확성‧환자들 몰려 검사 지연 사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중국이 코로나19 임상진단 확진자 기준을 변경하면서 하루사이에 확진자 수가 10배 급증한 가운데 변경된 확진자 검사 방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하루 동안에만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5142명 늘었다. 확진자가 폭증한 이유는 후베이성 신규 확진자 수치에 임상 진단 병례 1만3332명을 새로 추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보건당국은 환자 폭증 등의 이유로 후베이성과 그 외 지역에 대한 확진자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중국내 코로나19 확진 정확도 30~50% 추정, 19명 중 1명만 확진 받았다는 추정도 

14일 의료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존 중국 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진단 방법의 정확도는 30~50%정도다. 구체적인 방법은 코나 목구멍에 면봉을 집어넣어 핵산을 추출한 뒤 핵산 유전자를 통해 바이러스 유무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핵산 체취 과정에서 하기도, 상기도 깊은 곳에서 검체를 채취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중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확진자가 크게 증가한 이유로 꼽히는 임상 진단 병례의 경우, 기존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지 않더라도 폐 CT촬영을 통해 의료인이 폐렴 증세가 있다고 판단하면 확진자로 분류토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PCR 진단에서 양성이 나오지 않던 다수 의심자들이 확진자로 분류된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코로나19 사태를 처음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의 사례에서도 지속적인 PCR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다가 사망 5일전에야 양성판정을 받았다.
 
중국 당국이 확진 기준을 변경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는 입장이다.

이재갑 한림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 후베이성 내에 환자가 한 번에 몰리니 검사가 늦어지고 인프라가 부족해서 환자 치료에 걸림돌이 됐을 것이다. 기존 검사 방법에만 의존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원활한 진료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환자 수가 계량화돼야 하고 그래야만 의료자원이 분배될 수 있다. 확진 기준 변경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지만 진단 자체가 그동안 제대로 이뤄졌는지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많은 전문가들도 이 같은 PCR 검사의 부정확성에 대해 지적해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런던 임페리얼 콜리지 연구소는 실제 중국 내 감염자 19명 중 1명 정도만 확진 판정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안 립킨 콜롬비아대 전염질병학과 교수는 "현재 중국은 진단 키트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러 업체에 생산을 허가해주고 있다. 제품마다 성능이 제각각이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에서도 확진 검사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궈창 우한 당서기는 11일 언론 브리핑에서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재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 인터뷰에서 왕천 중국공정원 부원장은 "진단키트 검사의 정확성이 30~50%에 불과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감염 초기에 흉부CT진단 통해 양성 가능해”…질본, 성능평가 주기적 진행 중
 
중국 내에서는 PCR 결과 음성이더라도 흉부CT에서는 양성일 가능성이 높아 흉부CT를 코로나19 조기진단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연구도 보고됐다.
 
중남대학 제2상아병원이 지난 12일 영상의학분야 학술지 'Radiology'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167명의 환자 중 93%(155명)은 PCR과 흉부CT 검사 모두에서 양성판정을 받았고 5명은 감염 초기 단계에서 PCR검사에서 음성이었지만 흉부 CT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됐다. 해당 환자들은 일주일가량 뒤 재시행 된 PCR 검사에서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즉, 코로나19 감염증 초기에 PCR 검사로 확인할 수 없는 양성 결과를 흉부CT검사를 통해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검체채취나 PCR 검사는 진단키트 부족으로 급증하는 환자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고 감염증 초기에는 불충분한 바이러스 양으로 인해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환자 사례 검토 결과, 흉부CT 검사가 코로나19 조기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CT 스캔에서 이상소견이 보인다면 환자를 격리하고 반복적으로 검채를 채취하고 PCR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던 환자가 재검에서 확진을 받는 등의 사례가 있어 향후 검사의 정확도에 초첨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재갑 교수는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미 당국이 출하한 코로나19 진단 키트에 결함이 있다고 발표해 논란이 있었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검사의 신뢰도"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진단방법과 정확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원 질병관리본부 진단관리팀장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국내에서는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검사가 가능하며 사례 정의도 확대돼 의사 소견으로도 검사가 가능하다”며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검진 시약은 충분히 검증돼 있다. 시약은 주기적으로 성능평가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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