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04 15:45최종 업데이트 26.09.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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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1조2600억…“국립대병원만 키우면 민간 인력 유출”

김종연 교수 “설립 주체 아닌 권역 내 기능 중심 지원”…신경철 전 원장 “민간병원 공적 기능도 보상해야”

(왼쪽부터) 신경철 전 영남대병원장, 보건복지부 이한석 지역필수의료총괄과 사무관, 대한의학회 김유일 지역의료 정책이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내년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에 약 1조2600억원이 투입되는 가운데 국립대병원 중심의 지원이 지역 민간 상급종합병원의 인력 유출과 중복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역필수의료는 국립대병원만으로 제공할 수 없는 만큼 병원의 설립 주체가 아니라 권역에서 실제 수행하는 기능을 기준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4일 영남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열린 ‘2026년 대한의학회 지역의료정책 심포지엄’에서 경북대병원 김종연 교수가 “특별회계는 특정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금이 아니라 지역필수의료체계가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유인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구와 부산, 광주·전남, 강원의 의료생태계는 모두 다르다”며 “국립대병원 강화는 필요조건일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국립대병원인지 사립대병원인지보다 각 권역에서 실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중심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회계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기보다 기존 필수의료 사업의 인력과 시설·장비 부족, 낮은 보상, 의료기관 참여 유인 부재를 보완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인력이 부족하면 인력을 지원하고 기관 간 연계가 필요하면 협력 인센티브와 조정 기능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며 “책임기관과 참여기관의 역할, 이송·의뢰·회송체계, 정보 공유와 성과관리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신경철 교수(전 영남대병원장)은 현재 특별회계 사용 원칙이 공공의료기관 우선 투자와 국립대병원 중심 체계 구축에 맞춰져 있어 민간 상급종합병원의 자리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신 전 원장은 “지역 민간 상급종합병원도 24시간·주 7일 중증환자 최종치료와 응급환자 전원, 의료기관 교육·자문 등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며 “외상과 소아, 분만 등은 진료할수록 적자가 발생해 행위별 수가만으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립대병원 집중 투자가 지역 전체의 의료역량 강화로 이어질지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도 지역 사립대병원 교수들이 국립대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국립대병원이 인력과 시설을 확대하면 민간병원도 경쟁적으로 투자하게 돼 인력 유출과 운영비 증가만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필수의료는 수요가 많지 않고 환자가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민간병원에 대한 운영비 지원이 아니라 사회가 부담해야 할 필수의료 비용이라는 관점에서 공적 기능 수행을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학회 김유일 지역의료 정책이사는 국립대병원과 민간병원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사업에도 특별회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이사는 “응급환자 이송·전원·협진망은 국립대병원만으로 운영할 수 없다”며 “국공립병원과 사립병원이 함께 환자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인력 충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국립대병원만으로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복지부 이한석 지역필수의료총괄과 사무관은 “질환의 난이도와 발생 빈도를 고려하면 국립대병원 중심 정책만으로 지역완결적 의료를 제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우수한 지역 민간 상급종합병원도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하고 이에 대한 보상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대상으로 사후 적자를 보전하고 있다. 이 과장은 “사업 경과를 토대로 분만과 외상 등 다른 필수의료 분야에도 적자 보전을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정부안 기준 약 1조2600억원인 특별회계 예산도 범부처 차원에서 계속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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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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