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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동의하신 수술실 CCTV입니다. 중요 부위 모두 촬영됩니다"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기사입력시간 18.09.28 13:00 | 최종 업데이트 18.09.28 13:00

    #15화. 수술실 CCTV 설치 논란

    사례1. 정신건강의학과를 처음 방문하는 다수의 환자는 진료 기록 유출을 걱정하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를 꺼린다. 심지어 단순한 방문기록이 타인에게 넘어가 자신의 사회 생활에 지장이 생길까봐 걱정한다. 이런 환자들을 안심시키고 속 깊은 얘기를 유도하는 것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과제다. 

    2. 서울특별시는 2016년부터 서울시내 화장실과 탈의실 몰카를 찾는 역할의 ‘여성 안심 보안관’ 제도를 도입헸다. 여기에 연 7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3. 지난 2014년 한 성형외과의 수술 전 나체 사진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에는 연예인들이 다수 포함됐으며 뜻하지 않게 사진이 유출된 연예인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4. 작가는 지난 달 사우나 탈의실에서 고가의 소지품을 도난당했다. 하지만 탈의실에는 CCTV가 없기 때문에 절도범을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5.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는 2015년부터 모든 어린이집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부모가 원할 경우 이를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게 했다.


    앞에서 든 5가지 사례는 수술실 CCTV의 설치를 두고 함께 생각해 볼 만하다. 수술실 CCTV 설치의 기능과 목적 측면에서 4번과 5번 사례와 비슷하고 사생활 유출의 강도 측면에서는 1번, 2번, 3번과 유사하다. 

    최근 일부 몰지각한 병원들의 대리 수술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문제가 떠올랐다. 경기도는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각 단체들은 의료 사고 예방과 규명, 공익적 이득과 사생활 침해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이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

    논란에 앞서, 일단 보통 사람들이 수술실에서 환자의 개인정보가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수술을 할 경우 인체의 가장 민감한 부위 전부가 마취 후 소독 과정부터 고스란히 노출된다. 인체 부위는 그동안 자신의 몸을 믿고 맡기는 소수의 의료진에게만 노출돼 왔다. 하지만 CCTV가 설치되면 영상 자체가 고스란히 남아 인체 정보가 디지털 정보로 보관된다. 영상처리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고, 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가 넓어진다. 이 때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비도덕적 행위를 한다면 인체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수도 있다.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의 대리 수술과 같은 범죄 행위를 예방하는 방법이 과연 CCTV설치 뿐일까. 이런 불법 행위를 예방하는 것은 내부고발 포상제, 면허 취소 및 재취득 금지 등의 제도 보완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일부 의사의 비도덕성 때문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했을 때 개인정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우려도 생각해봐야 한다. 

    작가는 수술실 의료진으로 일을 해본 경험자로서, 환자가 돼서 수술을 받게 된다면 CCTV 촬영에 절대로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를 그림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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