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는 CSPC와 만성질환 대상 경구용 저분자, 사노피는 에어렌딜과 자가면역질환 대상 이중항체 개발
사진: 게티이미지뱅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인공지능(AI)이 신약 개발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의 투자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AI 모델을 사용해 새로운 표적을 찾거나,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초 모델을 만드는가 하면, 임상시험 설계에 적용해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다방면에서 AI의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anofi)가 AI 기업과의 거래에 적극 나섰다. 둘 모두 최근 몇 년간 AI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온 기업으로, 올해는 특히 중국계 기업과의 거래가 눈길을 끌었다.
AZ, 만성질환 치료제 표적 발굴하고 암 기초 모델 개발하기 위해 AI 기업과 협력
아스트라제네카가 13일 중국 CSPC 제약 그룹(CSPC Pharmaceuticals Group)과 새로운 경구용 후보물질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연구 협력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양사는 만성 질환 치료에 잠재력을 가진 다중 표적의 전임상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개발한다. 여기에는 현재 전임상 개발 단계에 있는 면역 질환용 저분자 경구 치료제가 포함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CSPC에 선급금으로 1억1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잠재적 개발 마일스톤으로 최대 16억2000만 달러, 판매 마일스톤을 최대 36억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연구에는 CSPC의 AI 기반 이중 엔진 신약 개발 플랫폼을 활용한다. 이 플랫폼은 표적 단백질과 기존 화합물 분자의 결합 패턴을 분석하고 표적 최적화를 수행해 우수한 개발 가능성을 갖춘 고효율 저분자를 선별한다.
4월에는 템퍼스 AI(Tempus AI), 판토스 AI(Pathos AI)와 항암제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다중 모달리티 암 기초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모델을 사용하면 파이프라인 전반에서 임상 성공 확률과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2021년부터 템퍼스와 협약을 체결하고, 템퍼스의 다중 모달 데이터를 활용해 종양학 분야의 새로운 치료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자 협력해왔다. 이번 3자 계약은 기존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몇 년간 AI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2019년 베네볼런트AI(BenevolentAI)와 만성콩팥병(CKD), 특발성폐섬유증(IPF)에 대한 표적을 발견하기 위해 파트너십 맺은 데 이어, 2022년 1월 협업을 확대해 전신홍반루푸스(SLE)와 심부전(HF) 연구를 추가했다.
2023년 9월 희귀 신경퇴행성 및 신경근육 질환의 새로운 표적을 찾기 위해 버지 지노믹스(Verge Genomics)와 다중 표적 계약을 맺었고, 같은해 12월 새로운 항암제 표적을 찾기 위해 앱사이(Absci)와 손을 잡았다. 또한 지난해 9월 이뮤나이(Immunai)와 AI 기반 면역 세포 지도를 암 면역 요법에 대한 임상시험 설계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을 확대했다.
사노피, 차세대 이중항체 2종 개발 위해 2조원 넘는 규모 계약 체결
사노피는 AI 기반 바이오 제약회사로 거듭나고자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22년 캐나다 토론토에 글로벌 AI 센터(Artificial Intelligence Centre of Excellence)를 설립했고, 같은해 아무닉스 파마슈티컬스(Amunix Pharmaceuticals)를 인수했으며, 엑스사이언시아(Exscientia),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 아톰와이즈(Atomwise), 바이오메드 X 연구소(BioMed X Institute)와 협약을 맺었다.
2024년에는 포메이션바이오(Formation Bio), 오픈AI(OpenAI)와 약물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약물 개발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환자에게 신약을 제공하는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한다.
올해 4월에는 생물학적 제제에 특화된 AI 신약 개발 기업인 에어렌딜랩스(Earendil Labs)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대상 후보물질은 자가면역 및 염증성장질환(IBD) 분야의 잠재적 첫 번째 차세대 이중특이항체 2종(HXN-1002와 HXN-1003)이다. 선급금 1억2500만 달러와 개발 및 상업화 마일스톤 최대 17억2000만 달러를 합하면 전체 계약 규모는 18억 달러(약 2조4500억 원)가 넘는다.
에어렌딜은 2024년 12월에 설립된 신생 기업으로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 자회사인 중국 바이오텍 헬릭손 테라퓨틱스(Helixon Therapeutics)와 함께 첨단 머신러닝, 생성형 단백질 공학, 고효율 실험 기술을 결합해 약물 발굴 및 연구 과정을 효율화해 약물 개발을 크게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한다.
에어렌딜 최고경영자(CEO)인 지안 펭(Jian Peng) 박사는 "우리 플랫폼은 최첨단 예측 단백질 모델링과 고효율 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이중특이항체의 발굴 및 개발을 혁신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력은 환자 치료를 혁신하고자 하는 목표와 함께 에어렌딜이 잠재적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또는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제품 후보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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