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2.17 08:02최종 업데이트 21.12.1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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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약 어떻게 전달하나…지역약사회 아닌 대부분 배달 업체에서 배송

약사회 회장 당선인, 보건소 약사 계약 '방역약사' 제안...재택치료 나선 의료계도 다양한 방안 논의중

현장에선 재택치료 과정에서 거점약국을 통한 약 배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재택치료 확대 기조에 맞춰 지역약사회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 배달 시스템을 강조했지만 막상 실상은 그렇지 않고 배송업체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재택치료가 코로나19 기본 치료방법으로 변경되면서 재택 환자의 약 배송을 지역약사회 중심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자체에서 직접 보건소 직원들을 활용해 약을 전달했던 방식이 인력 부족과 업무 과부화 등 효율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행 보건소 중심에서 약사회 중심 체계로 배송 서비스를 전환해 닥터나우 등 약 배송 서비스 업체의 개입을 막고 부득이하게 약 배송이 이뤄져야 한다면 지역 거점약국이 서비스를 이끌어가겠다는 약사회의 의도도 반영됐다. 

약사회 관계자는 "전국 최대 200여 곳의 거점약국이 지정되고 약사나 약국 직원이 약을 재택 환자에게 가져다 줄 수 있다"며 "여력이 안 된다면 지역약사회에서 약사를 지정해 고용하는 방식으로 약을 전달하는 방법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거점약국을 통한 약 배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배달해야 하는 수량이 많다 보니 대다수 지자체에서 배송 전문업체, 퀵 서비스 업체 등과 계약을 맺고 약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산하 지역 보건소 관계자는 "현재 구청에서 아예 배송 업체를 계약해 약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에 보건소 직원들이 직접 투입돼 재택치료 키트와 약 배송을 진행하다 현재는 수량이 너무 늘어 배송 업체를 통해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배송 업체에서 일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도 "지역 약사회를 통한 약 배송을 권장한다는 공문은 나왔지만 실질적으론 당장 현장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며 "지역 약국들도 인원이 한정돼 있다 보니 약 배송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지역약사회 약 배달 시스템의 지속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재택 환자의 지역약사회 약 배송 서비스를 추진한 대한약사회 현 김대업 회장의 반대파인 최광훈 후보가 차기 약사회장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최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재택치료 약 배달 서비스와 관련해 정부와 재협의를 통해 처방약 전달 뿐 아니라 복약지도를 포함한 약사의 중재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최광훈 당선인은 보건소 직원, 약국 직원, 간호사, 병원 직원이 처방약을 전달하는 것을 차단하면서 보건소가 약사와 계약해 처방약 전달과 복약지도를 포함한 약료서비스 제공을 담당하는 '방역약사'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최 당선인의 취임 시기는 내년 3월이다. 

재택치료에 나서고 있는 의료계도 고민이 많다. 서울시의사회는 선도적으로 산하 25개구의사회 재택치료협의체를 통해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상황에 한정해 전화처방의 비대면 의료를 한시적으로 받아들이긴 했지만, 약 처방 형식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약 처방과 관련해서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감염병 비상시국인 만큼 정부와 의사, 약사 모두가 전향적인 태도를 갖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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