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5.20 05:57최종 업데이트 22.05.2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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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에 초진도 포함시키자는 산업계..."초진·경증∙일차의료기관 중심 제도화하자"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장지호 회장 “의협 주도 플랫폼도 환영...2년간 초진 시행 문제 없어"

19일 열린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세미나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비대면진료 수용 기조로 돌아서면서 자체적으로 원격의료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자, 산업계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재택치료를 포함해 1000만건이 넘는 비대면 진료를 통해 여러 우려가 불식된 만큼 초진∙경증∙일차의료기관 중심의 제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19일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세미나’에서 장지호 공동회장(닥터나우 이사)은 “의협이 만든 플랫폼에서 착안할 부분도 있을 것이고, 의협만이 가진 정보와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이로부터 배울 부분이 많을 것 같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과거로 회귀는 안 돼...2년 넘게 시행되며 안전성 검증된 초진도 허용해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4월 원격의료 관련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 의협이 주도적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 지난 1월에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이 의협 주도 플랫폼 구축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장 회장은 이에 대해 “의협이 자체 플랫폼 개발에 나서겠다는 건 결국 제도화 자체를 수용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최근 대한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및 약 배달을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원격의료 산업은 결국 의협, 약사회와 협의 없이는 존재하기 어렵다”며 “언제든지 달려가서 의견을 듣고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정부의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산업계는 기존처럼 비대면 진료를 초진에 대해서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재진환자 대상을 주장하는 의료계, 보건복지부 등과는 입장차가 있다.

장 회장은 “산업계는 복지부가 내려주는 지침대로 서비스를 운영할 것”이라면서도 “비대면 진료를 둘러싸고 대형병원 쏠림 등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1000만 건이 넘게 시행되는 동안 초진, 일차의료기관 중심으로 운영돼왔다”고 했다.

이어 “그간의 모든 성과를 전면 부정하며 다시 과거로 회귀해선 안 된다”며 “2년 넘게 운영돼 온 것 처럼 초진∙경증∙일차의료기관 위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협의회는 지난 2년여 초진 환자에게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음에도 별다른 오진이나 의료사고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오수환 공동회장(엠디스퀘어 대표)은 “2년간 (초진을 허용하고도) 잘 시행돼온 제도를 갑자기 재진으로 한정하겠다는 건 오히려 편의적 발상일 수 있다”며 “현실에선 오진이나 의료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데 허상을 씌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려를 해소할 수 없다면 경증질환에 한해서 초진을 허용해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심각한 질환의 경우에는 재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의 제도화가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이날 제도화 안찰을 위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세미나 참석한 약사 "오히려 약사에게 기회"...비대면 진료 시 성분명 처방 허용 제안하기도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박종필 약사는 약사들이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화된 약국의 등장이란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그런 우려가 해소된다면 비대면 진료가 오히려 약사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캐나다에서 약사로 일한 적이 있는데 캐나다, 영국, 미국 등에서는 약사가 국민들이 신뢰하는 직업군 5위 안에 꼽힌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약사의 위상이 그 정도가 되지 못하는데, 비대면 진료는 오히려 약사들에게 기회일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약사법상에서는 복약지도를 서면 또는 대면을 통해 하도록 하고 있는데, 현실적인 이유로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이 나가는 경우에는 오히려 3~10분 가량 환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를 통해 약사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약사는 “다만 현재 비대면 진료 시에는 약사의 복약지도에 대한 별도의 법규가 없기 때문에 제도화 과정에서 지침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가령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전화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규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약사들의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성분명 처방을 허용하는 방식이 유효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로 약이 다수의 병원에서 처방되는데, 모든 제품을 다 구비해둘 순 없다”며 “비대면 진료에 한해서라도 성분명 처방을 허용하면 약사계도 전향적으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의대 전병율 보건산업대학원장은 비대면 진료를 둘러싼 의료계의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제도화를 위해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의료사고 발생시 책임소재 문제, 수가 문제, 의료전달체계 붕괴 우려 등을 꼽았다.

그는 특히 산업계가 과도하게 욕심을 내는 것은 오히려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단계적 접근이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령 진료 범위도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하면 안 된다. 수용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해나가면서 그 때마다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연장선상에서 환자∙의사∙약사 대상 만족도 조사, 재정적 효과에 대한 평가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소속 업체들은 이날 세미나에서 ‘국내 비대면 진료 제도 안착을 위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는 국민건강 증진 기여, 의료계∙의약계와의 상생, 관련 법령 및 제도 준수, 공정거래 가치 수호, 안전한 비대면 진료를 위한 기술적 혁신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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