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2.01 05:59최종 업데이트 21.12.0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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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산부인과 전문의 10여년만에 반토막...전문의 부족에 수도권 편중마저

국회 모자의료 진료체계 토론회, 인력 이탈 방지‧신규 전공의 확충 위한 재정적 지원 시급…법적분쟁 보상제도 강화 필요

인재대부산백병원 신손문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국립중앙의료원 실시간 온라인 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현재 산모들이 이용할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의 모성 사망이 매우 높은 상황이며 평균에 비해 4배 이상 모성 사망률이 높은 지역도 존재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신생아 분과 전문의 부족과 분포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면서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인력 수급을 위해 관련 수가를 높이고 산과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인재대부산백병원 신손문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30일 오후 '공공보건 강화를 위한 국회연속 심포지엄: 모자의료 진료체계 토론회'에서 "현재 산부인과를 희망하는 사람이 없고 분만 취약지 문제는 점점 심각해져 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규 산부인과 전문의는 2004년 259명에서 2020년 124명으로 47.8%가 감소했다. 특히 남자 전문의 수가 대폭 줄었는데 2004년 171명에서 2020년 7명으로 전체 5.6%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산부인과 지정 수련 병원 수는 2010년 106개에서 2020년 88개로 18%나 감소했다.
 
신 교수는 "여성 전문의가 진료를 못한다는 건 아니지만 여성 전문의는 대부분 출산이나 양육 등으로 분만을 기피한다. 남성에 비해 아기를 받는 일을 그만두는 연령이 남성에 비해 짧고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크다"며 "전문의가 줄면서 산부인과 지정 수련 병원도 감소하고 이는 분만 인프라 붕괴를 넘어 산부인과 교육 체계에도 적신호가 켜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신생아과 의료 인력의 근무현황도 처참한 상황이다. 신생아 분과 전문의 82.9%가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었고 68.2%가 지금과 같은 근무 형태가 지속된다면 근무를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무 지속이 어려운 이유론 35.3%가 과중한 업무량을 꼽았고 20.6%가 야간 당직과 인력 부족을, 16.2%는 의료 사고 위험을 지적했다.
 
신 교수는 "현재 인력 부족으로 산과 전문의 4명 규정, 고년차 전공의 24시간 상주가 지켜지지 않고 있고 고위험센터 당직 체계도 응급 수술이 불가한 상태"라며 "산과 전문의 감소가 업무량 과부하로 이어지고 더 많은 인력이 이탈하면서 전문의 부족 현상과 수도권 편중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력 이탈을 방지하고 새로운 전공의들을 확충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 교수는 "산과는 타 과에 비해 법적 분쟁이 많은 분야로 법적 분쟁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43.6%에 달했다"며 "안전한 분만을 위한 의료사고 공적 보험제도를 확립하고 신생아 뇌성마비, 출산 관련 모성 사망에 대해 과실 유무와 상관없이 보상하는 제도와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과 분만 관련 수가 개선으로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산과 전문의 추가 채용을 유도해야 한다"며 "산과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제도나 신생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나 전임의 인력 충원 대책도 요구됐다. 구체적으로 전공의와 전임의 수련 보조 수당을 확대하고 지역과 권역모자의료센터 근무자에겐 100%의 가산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신 교수의 견해다.
 
그는 "소청과 전공의 수련 보조 수당으로 최대 월 100만원을 지급하고 소청과 전문의 중 신생아 전임의 수련을 받는 전문의에겐 전공의 수련 보조 수당의 200%에 해당하는 전임의 수련 보조 수당 정도는 있어야 인력 충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가와 관련해서도 "신생아와 소아 관련 수술 수가를 연령과 체중별 가산 구간을 신설하고 획기적인 수가 개선이 필요하다"며 "수술 지원 진료과목의 필수 인력 기준 설정도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전북대병원 김진규 소아청소년과 교수.

공공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모자이송체계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진규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산모와 신생아 이송 시 관련 의료 인력이 없을 뿐더러, 이송 연락 방법은 1대 1로 개별적으로 이뤄져 시간 낭비가 심하고 전문 이송 차량도 없다. 특히 이송 과정에 의료진이 대동하더라도 어떤 인센티브도 없고 책임소재도 불명확해 안전한 이송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 교수는 "안전한 모자의료 이송 선행조건으로 관련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전원 수용이 가능한 권역센터의 활성화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후 응급의료 정보센터 구축을 위해 코디네이터를 활용한 이송 연계시스템과 이송 질 관리 평가와 가이드라인 신설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병원 전 이송은 119 통합형 모델로 특수 구급대와 구급차로 빠른 이송을 지원하고 스마트 의료지도를 통해 분만 취약지를 보완하는 형태가 이상적"이라며 "병원 간 이송 시엔 모자 이송팀과 전문의가 동승한 상태로 응급카트와 모자통합치료시스템을 탑재한 닥터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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