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3.30 16:00최종 업데이트 23.03.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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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심판부 "인체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반려동물 의약품 생산 허용해야"

동물의약품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동물복지 증진 차원에서 제도 권고

규제심판부는 30일 회의를 열어 인체의약품 제조회사(제약사)가 기존 제조시설을 활용해 반려동물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규제심판부 회의에는 이종영(중앙대 명예교수, 의장), 한용만(KAIST 교수), 박영근(창원대 교수), 최진식(국민대 교수), 서동철(의약품정책연구소 소장, 서면 참여) 위원이 참석했다.

현재 제약회사가 동물의약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동물용 전용 제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제약회사는 기존 제조시설 외의 동물용 의약품 제조시설을 따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수십억~수백억원의 중복투자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인체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동물의약품을 생산하는 것을 이미 허용하고 있으며, 엄격한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적용해 사람과 동물의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제조시설을 철저히 관리·운영토록 하고 있다.
 
자료 = 인체용 의약품 제조시설에서 생산 가능한 동물용 의약품 대상 범위 모식도.

이에 규제심판부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국내 동물의약품 산업이 미래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인체의약품 제조시설을 활용한 반려동물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권고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생산가능한 의약품은 ▲국내에서 인체용으로 제조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 성분으로서 아직 동물용으로는 허가받지 않은 성분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의약품과, ▲인체용·동물용으로 모두 허가받은 성분 중 기존 업계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은 22개 성분의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도록 했다.

22개 성분은 △과산화벤조일 △네오마이신 △네오스티그민 △라미프릴 △리도카인 △말레인산에날라프릴 △메데토미딘 △메벤다졸 △메트로니다졸 △아미노필린 △아트로핀 △에스트라디올 △염산테르비나핀 △이소플루란 △이트라코나졸 △인슐린 △텔미살탄 △프레드니솔론 △헤파린 △페니실린지나트륨-클레미졸+디하이드로스트렙토마이신 △페니실린지프로카인+페니실린지나트륨 △세파졸린 등이다.

또한 규제심판부 권고내용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물의약품 허가절차 진행 시 신청자의 제출서류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기관간 자료공유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동물의약품 시장은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증대 ▲인수 공통감염병(코로나19 등) 증가 등으로 인해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현재 약 62조원대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면서 오는 2030에는 약 108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내수시장도 매년 5%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반려동물용 시장은 2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산업은 축산용 의약품을 중심(국내 생산의 91.1%)으로 발전해 반려동물용은 대부분 수입(73.9%)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규제심판부는 "축산용 중심의 기존 동물의약품업계(중소기업 위주)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상 동물을 반려동물로 하고, 의약품 범위는 기존 업체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고부가가치 의약품 중심으로 한정토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제약회사가 고품질의 의약품 개발에 집중토록 하고 기존 업계와의 상생을 통해 국내 동물의약품 산업을 질적·양적으로 업그레이드하자는 취지다.

이번 규제심판부의 권고로 제약회사의 동물의약품 생산이 활성화되면, 향후 동물의약품 시장에 다양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우선 규제심판부는 반려동물용 항암제, 혈압약 등 고부가가치 의약품 생산이 가능해져 국내 동물의약품 산업이 미래성장산업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고품질의 다양한 반려동물 의약품을 공급해 ▲고가의 수입의약품을 대체하고 ▲선진국 대상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경쟁을 통한 가격하락이 가능해져 소비자 후생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뿐만 아니라 규제심판부 측은 "수의사가 동물치료 시에 적당한 동물의약품이 없어 사용하던 인체의약품(Extra-label use)이 동물에 적합하게 개량·공급돼 보다 안전한 동물치료(동물복지증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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