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1.06 11:07

저무는 이태원 상권…"10곳 중 3곳 비었다"

폐업 후 매매 문의 관련 현수막이 붙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 상가(사진=상가정보연구소)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전국 곳곳의 '~리단길' 원조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의 상가들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 카페부터 소품샵까지 곳곳에 임대ㆍ매매 문의 관련 스티커가 붙어있을 정도다. 미군기지 이전ㆍ젠트리피케이션(상권 활성화로 임대료가 급상승해 세입자가 외곽으로 내몰리는 현상)으로 촉발된 경리단길 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분기(7월~9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30.3%를 기록했다. 10곳 중 3곳이 폐업하거나 이전한 셈이다. 1분기 6.4%였던 공실률은은 2분기 15.2% 급등하더니 3분기 30%를 넘어섰다.
서울 주요 상권 중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30% 이상인 곳은 이태원이 유일하다. 이태원은 서울 도심 대비 2층 이하 상가의 비중이 큰 곳이다. 한국감정원은 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는 소규모 상가, 3층 이상 연면적 330㎡ 초과는 중대형상가로 분류한다.
이태원 상권은 2018년 용산에 머물던 주한미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이전하면서 침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곳곳이 핫플레이스로 부상했지만 건물주의 과도한 월세 인상이 젠트리피케이션을 가속화하면서 활력을 잃었다. 여기에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로 홍역을 치르면서 방문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관계자는 "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매출은 현저하게 감소하는 데 반해 월세는 그대로 유지돼 특색 있는 점포들이 월세 부담으로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면서 공실률이 높아졌다"면서 "코로나19 까지 터지면서 공실률이 급등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원뿐 아니라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분기 4% ▲2분기 4.2% ▲3분기 5.7%,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분기 7.9% ▲2분기 7.9% ▲3분기 8.5%로 기록됐다.
활발한 상가시장을 유지하던 강남 상권조차도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3분기 강남구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1.3%를 기록했다. 2분기 9.8% 대비 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강남구 공실률이 10%를 넘어선 것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조 연구원은 "코로나19 위험이 지속되며 강남과 같이 사람이 많이 찾았던 상권도 유입 인구가 줄어들었다"면서 "침체된 분위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종식, 내수 경기 호전 등의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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