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1.04 11:11

56만 몰린 과천 지정타, '판교 데자뷔'?…커지는 청약 불로소득 논란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내 3개 단지 아파트 분양에 56만개가 넘는 청약통장이 쏟아져 나오면서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촉발한 불로소득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들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단지별 최고 535대 1에 달하면서 2006년 판교 신도시 청약 광풍의 데자뷔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로또 청약'의 결과가 결국 시세 추종으로 귀결됐던 판교 사례를 비춰볼 때 적절한 시세차익 환수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4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실시한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는 192가구에 10만2693명의 신청자가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534.9대 1에 달했다. 과천시 최고 경쟁률인 것은 물론 부동산114가 2002년 이후 집계한 전국 역대 기준으로도 4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중소형으로만 구성돼 전량 가점제로 공급된 이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 B타입 경쟁률은 1812.5대 1까지 치솟았으며, 이 주택형에 '기타경기' 거주자로 신청한 경우 당첨을 위해서는 5219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나머지 두 단지의 1순위 평균 경쟁률도 400대1을 넘었다.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458가구에는 19만409명이 신청해 415.7대 1, 과천 르센토 데시앙 394가구에는 18만5288명이 지원해 470.3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청약 과열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많게는 10억원까지 기대되는 시세차익 때문이다. 여기에 공급물량 절반을 추첨제로 당첨자를 가리는 85㎡초과 물량도 포함돼 저가점자와 1주택자들이 몰린 것도 배경이다.
이들 3개 단지가 기록한 총 청약 56만건이라는 기록은 역대 청약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기록이다. 중복 청약이 가능한 동시분양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더해지는 청약 과열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입을 모았다. 단지 별로 나눠봐도 각각 10만2693~19만409명이 몰린 것으로, 신청자수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평균 경쟁률(682.9대 1)을 기록한 2006년 판교신도시 봇들마을1단지 청약자 17만4818명보다 더 많다. 당시 동판교 민영아파트 중 첫 분양에 나선 이 단지는 82㎡ 성남 외 수도권거주자 경쟁률이 2074대 1에 달했다. 분양가는 3.3㎡당 1190만원으로 3층 기준 3억9300만원이었는데, 지난달엔 14억원에 실거래 신고를 했다. 입주(2009년) 이후 11년 만에 3.5배, 10억원 이상 뛴 셈이다. '낮은 분양가로 주변 집값을 하향 안정화 시키겠다'는 정부 논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본격 시행 이후 보다 높아진 청약 열기, 일부 분양자에게만 돌아가는 '로또 차익', 탈락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및 결국 기존 재고주택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악순환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비사업 관계자는 "현재 청약 참여자들은 기대 차익이 로또일뿐만 아니라 당첨 가능성 역시 로또인 상황"이라며 "당첨되는 소수가 혹시 내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있지만 확률은 크게 낮다. 근본적인 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부터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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