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1.03 11:43

"옥탑방 한 개 남았어요"…최악의 전세난에 대치동 빌라도 동났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전세대출 안 되는 9억원짜리 옥탑방 하나 남았습니다."
'학군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중형 빌라 전세 매물 상황이다. 이 지역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새 학기를 앞두고 전세난이 극심하다"면서 "아파트는 물론 신축 빌라 전세 매물도 구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대란이 비(非)아파트시장으로 옮겨붙었다. 3일 아시아경제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8~10월 체결된 전세 계약 4만8143건 중 단독ㆍ다가구, 연립ㆍ다세대가 2만7026건을 차지했다. 전체의 56%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갱신청구권제, 전ㆍ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전인 지난 5~7월만 해도 아파트 외 주택의 전세 거래 비중은 50%에 머물렀다. 수개월 새 6%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단독ㆍ다가구, 연립ㆍ다세대의 전세 거래 비중은 50%였다.
비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아파트 물량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기존 전ㆍ월세 계약의 연장이 잇따르면서 시장에 신규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다 보니 아파트 전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교육이나 직장 출퇴근 등의 문제로 거주지를 옮기기 어려운 세입자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이나 다세대주택 전ㆍ월세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이에 최근 다세대ㆍ연립 전세 가격도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연립ㆍ다세대 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 6월 0.04%에서 ▲7월 0.12% ▲8월 0.16% ▲9월 0.19% ▲10월 0.22%로 폭을 키웠다. 단독ㆍ다가구 역시 6월 0.02%에서 ▲7월 0.07% ▲8월 0.12% ▲9월 0.12% ▲10월 0.14% 등 오름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달 대치동 S빌라 58㎡(전용면적)는 7억24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5월만 해도 7억500만원이었는데 다섯 달 새 2000만원 가까이 뛴 셈이다. 강남구 논현동 C빌라 72㎡도 전세 가격이 4월 5억7000만원에서 9월 6억원으로 3000만원 올랐다. 심지어 지은 지 20년이 훌쩍 넘은 노후 빌라의 전세 가격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간 전세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던 서초구 서초동 S빌라 106㎡는 9월 2000만원 오른 6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ㆍ다세대 전세가까지 오르면서 서민 주거 안정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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