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1.02 11:41

전세난 원인은 '임대차법'?…3개월간 서울 전셋값 7.5%↑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전ㆍ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2법 시행 이후 3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755만원(7.5%)나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전 1년9개월 동안의 상승분과 맞먹는 금액이다. 정부는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전셋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이지만 통계는 전세난의 원인이 '임대차2법'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2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3677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4억9922만원이던 점을 고려하면 3개월 사이 약 3755만원(7.5%)이나 급등한 것이다. 2019년 한해 동안 평균 전셋값 상승폭 718만원의 5배가 넘은 금액이다.
특히 최근 3개월 상승률은 지난 2년간 상승률 16.3%의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 2년간 평균 전셋값이 7500만원 정도 오른 것을 고려하면 최근 3개월간의 상승분은 그 직전 1년9개월 동안의 상승분에 육박한다.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도 처음으로 5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5억804만원으로 전월의 4억6833만원보다 4000만원 가깝게 급등했다. 중위가격은 주택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의미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택시장 동향을 파악하는데 더 적합하다. 서대문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에는 노후 아파트 전셋값도 크게 올라 서울시내에서는 3~4억원대 전세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세 공급부족도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서울의 KB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전달(189.3)보다 2.4포인트 올랐다.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수는 0∼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일선 중개업소들이 예측한 전세전망지수도 지난 1월 118에서 10월 141로 2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 역시 100을 넘을수록 향후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86.8㎡(이하 전용면적) 아파트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가파른 곳은 금천구였다. 3개월 사이 11.0%(3640만원)나 뛰었다. 성동구가 10.9%, 은평구 10.3%, 강동구 10.2%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전셋값 상승이 중저가 단지에 밀집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통상 전세 계약 기간인 2년 전과 비교하면 강남구의 가격 상승률이 20.4%(1억5363만원)로 가장 높았다. 강남구에서 86.8㎡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평균 9억786만원이 필요했다. 서초구는 8억324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전세난이 확산하자 임대차2법이 아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때문이라고 책임을 회피한 바 있다. 하지만 통계상으로는 지난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8~10월 전세 불안정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 역시 이날 "임대차2법 시행과 시장안정화를 위한 거주요건 강화 등에 따른 영향이 있는 가운데 서울 중저가 및 학군·교통여건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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