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0.14 12:49

[일문일답]이주열 "엄격한 재정준칙 필요…기업 구조조정은 신중해야"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엄격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 도입 방안에 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국가 재정운용에 필요한 자기 규율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더욱이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저출산과 고령화가 빨라 연금이나 의료비 등 의무지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엄격한 준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8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효과적인 재정준칙의 원칙으로 단순성, 강제성, 유연성을 제시했다"며 "이런 시각에서 다양한 견해가 나오는데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국회에서 최선의 방안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한계기업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섣부른 구조조정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위기와 같은 비상상황에선 어떤 기업이 부실기업인지 판단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며 "성급한 구조조조정은 생존가능한 기업까지 피해를 입히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경기 회복세가 나타날 때까지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한다고 하셨는데, 회복세의 의미는▲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우리 경제가 정상 궤도로 복귀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을 담아 이런 표현을 썼다. 한두가지 지표를 갖고 판단할 상황은 아니고,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하기 때문에 내년 성장률만 갖고 통화정책 전환을 고려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전개상황, 소비·투자·수출 등 실물지표 흐름, 종합적 경기전망 고려해 판단할 것이다.
-국가 채무 증가속도가 빨라 국가 신용도가 떨어진다는 우려에 대한 의견은▲위기상황에서 재정이 적극 운용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재정건전성 우려를 눈여겨 들을만한 대목이라고 본다. 재정 적극운용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재정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회복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악화됐다. 배경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일부 반도체 설비투자 종료되고, 선박 등 운송장비 수입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9월 이후 다시 모니터링 해보니 9월 이후엔 기계류 운송 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다시 늘고 있다. 설비투자가 오히려 9월엔 증가한 것으로 저희들은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데에는 저금리 외의 요소도 작용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저금리 기조에서 가계대출 증가세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아하나. ▲사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어느정도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우리나라의 최근 증가세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계대출 자금이 자산시장으로 과도하게 유입될 경우엔 추가적 금융불균형 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거시건전성대책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제반정책들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한은도 정책당국과 긴밀히 상황을 공유하며 필요시 여러 대응방안을 제시하겠다. 통상 가을철엔 이사수요에 따라 자금수요가 늘고,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은행이 대출을 좀 엄격히 끌고가려 하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어서 좀 더 보고 말씀드리겠다.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장기화로 한계기업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위기상황에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계기업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비상, 위기상황에선 기업구조조정에 대해 조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선 어떤 기업이 생존 가능하고 어떤 기업이 부실기업인지 기업 생존가능성을 판단하기 대단히 어렵기 때문. 성급한 구조조조정은 생존가능한 기업까지 피해를 입히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어렵게 해 온 코로나19 대응 효과를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성급히 구조조정을 추진하면 기업지원을 철회하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서 신중히 해야할 것.
-미국처럼 통화정책목표에 고용지표나 성장률을 추가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코로나 19 확산이후 고용 부진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볼 때 중앙은행도 고용증대에 유의해야 되는거 아니냐는 취지에는 저희들도 어느정도 공감한다. 하지만 한은법 목적조항에 명시적으로 추가하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가, 금융안정과 같은 현재 목표와 상충 가능성이 있고, 복수의 책무 달성하기엔 통화정책 수단도 제한돼 있다. 상충가능성 있는 목표를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면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워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용 통계 중 어떤 것을 목표로 삼을지도 문제. 현재 우리의 통화정책은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다. 물가 목표를 설정해 지향하지만 통화정책을 운용할 땐 물가 뿐 아니라 금융안정, 경기, 고용상황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을 참고로 말씀드린다.
-실질금리 낮은 상황에서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없는지 ▲최근 기상여건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랐지만, 일시적 요인이 4분기엔 해소가 될 것으로 본다. 아직 스태그플레이션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국채투자가 늘고 있다. 외국인들의 한국 국채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채무비율 상승에 따른 수급불안 불안감에 대한 의견은.▲영향을 단적으로 말하긴 곤란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채권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실제로 과거 중국이 여타 국제 채권지수에 편입될 때를 비교해 보면 글로벌 국내채권투자가 크게 감소하진 않았었다. 현재로선 향후 채권시장 수급불균형은 크게 우려하진 않고 있다. 국내 금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기조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시장이 불안할 경우엔 적시에 적극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
-국고채 매입을 정례화할 계획은 없는지 ▲예고한 5조원 매입 계획 바뀐 것은 현재 없다.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
-글로벌 달러약세로 환율이 하락. 최근 환율 상황에 대한 입장은 , 수출 영향은 ▲미 달러화 지수가 급락하고 위안화는 절상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상대적으로 완화, 디커플링되는 모습이다. 9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데에는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국내에서 진정되며 그간 원화 강세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인식 반영된 것으로 본다.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불확실성이 높은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필요시 적절한 시장안정 조치를 취할 것. ▲수출에 미치는 환율 영향은 과거보다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수출구조가 고도화됐고, 환율보다는 글로벌 수요나 국제 교역상황, 코로나19 상황이 더 좌우한다. 원달러 환율 하락했지만 경쟁상대국가 환율을 보면 실제 실효환율은 그대로 유지.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크게 볼 상황은 아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