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2차 대출한도가 2천만 원으로 늘어난다. 1차 대출을 이미 받은 소상공인들도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확대·개편'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최대 2천만 원까지 추가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한도와 범위를 확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신한은행에서 한 소상공인이 대출 상담을 받는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은행 6곳 중 저신용자를 위해 서류를 받아준 곳은 단 한 곳 뿐, 그나마 서류 접수는 해보겠다는 답이었습니다. 정부에서 소상공인을 살려주겠다고 내놓은 정책이라 이를 믿고 밀려있던 국세, 지방세도 여기저기 몇 푼씩 빌려 완납하고 서류를 준비해 갔던 건데 허무함을 넘어 죽고 싶었습니다."
최근 '벼랑 끝 설 곳 없는 자영업자를 두 번 죽인 코로나 2차 대출'이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낮은 한도와 높은 금리로 실효성 논란을 일으켰던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개편 일주일 만에 약 3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하며 활기를 띄고 있지만 저신용등급자에 대한 외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5~6등급의 중신용자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대출 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높이고 중복수급을 허용하도록 개편한 2차 지원 프로그램이 시행된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 동안 실행된 대출 규모는 3515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5영업일 만에 지난 4개월간 이뤄진 지원 실적(약 6700억원)의 절반 가량을 채운 것이다.
하루 평균 승인금액도 지난 5월19일~9월22일 74억2000만원에서 9월23~29일 703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특히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에는 하루에만 1593억8000억원이 지원됐다. 금리 수준도 지난 5월25일 기준 연 3.05~4.99%에서 지난달 21일 기준 2.46~4.99%로 낮아졌다고 금융위원회는 밝혔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제도 시행 초기보다 소상공인 자금애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희망고문'이라는 냉량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저신용등급은 서류 접수조차 안되고 있다며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대출에 왜 각 은행마다 심사기준은 물론, 대출담당자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른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성토마저 쏟아진다.
소상공인 2차 지원은 신용보증기금이 대출의 95%를 보증하기 때문에 당초 신용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는 여전히 중신용자들을 포함해 대출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소상공인은 "2차 대출을 신청했는데 개인 신용으로는 1등급이 나오지만 사업자 등급이 6등급이라서 보증료와 수수료를 포함하면 금리가 거의 5%에 이른다고 하더라"면서 "정말 급하지 않으면 취소하는게 어떻겠냐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는 기대출이 1차 프로그램에서 2%대 금리로 지원받은 것 하나 뿐인데 소득, 재력, 자산, 거래실적 모두 자격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청원을 올린 소상공인은 "막무가내로 지원금을 달라, 세금을 면제해달라, 임대료를 내달라는 정책은 꿈도 안 꾸지만 신용등급, 기대출, 은행거래실적, 부모 재산까지 보는 은행내부심사는 지원정책적 대출이 아닌 것 같다"면서 "신용불량자는 제외하고 금리나 한도 차이를 두는 방법을 써서라도 모든 소상공인들에게 마지막 희망이 되게 바꿔 주시길 간곡히 바란다"는 글로 끝을 맺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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