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20억원대 84㎡(전용면적) 아파트가 비강남권에서도 등장했다. 정부는 연일 "집값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신고가를 기록하는 아파트가 속출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84㎡는 지난달 7일 2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2018년 11월 준공된 1073가구 규모 대단지다. 강남 3구와 한강변 고급 주상복합인 성동구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를 제외한 '비강남 일반단지' 중 84㎡ 실거래가가 20억원 이상을 기록한 건 이 단지가 최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84㎡ 입주권이 19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20억원을 넘보기도 했지만 이후 바로 전날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 속에 지난 5월에는 16억원까지 가격이 내려앉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지난 7월 다시 19억원으로 실거래가가 치솟은 데 이어 지난달 20억원까지 올라섰다.
흑석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대표는 "한강 조망이 쾌적한 18층 물건"이라며 "한강 조망 가구 위주로 호가가 20억원을 넘어선 매물이 많다"고 전했다.
84㎡뿐만 아니라 59㎡의 상승세도 가파른 상황이다. 이 단지 59㎡ 실거래가는 지난 7월 1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초고가주택' 기준인 15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8월에는 15억9000만원까지 실거래가가 치솟았다.
업계의 관심은 '다음 20억원 클럽'이다. 현재 마포구 '신촌그랑자이'와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종로구 '경희궁 자이' 등이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다. 광화문·을지로 업무중심구역으로의 접근성이 높은 가운데 일대 재개발이 이어지면서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84㎡ 입주권은 지난달 18억1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고, '경희궁 자이' 84㎡는 지난 8월 18억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세 단지 모두 일부 매물은 호가가 20억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주근접성이나 조망이 좋은 신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주거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곳인 만큼 집값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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