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수도권 주택 전세난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월 들어서는 인천ㆍ경기 지역 전셋값 상승곡선이 가팔라지면서 전ㆍ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2법이 촉발한 전세난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매매가 역시 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9월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0.65% 오르며 전월(0.54%)에 비해 상승폭을 확대했다. 2015년 6월(0.72%) 이후 5년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은 5월 0.15%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7월31일 임대차2법 시행에 가을 이사철 수요가 겹치면서 전세매물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전셋값 상승은 서울보다 인천ㆍ경기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이 기간 서울은 0.43%에서 0.41%로 상승폭을 조금 줄였지만 인천은 0.17%에서 0.52%로 높아졌다. 경기 역시 같은 기간 0.71%에서 0.85%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아파트 전셋값의 경우 서울은 한달 사이 0.65%에서 0.60%로 상승률이 소폭 준 반면 인천은 0.26%에서 0.75%로, 경기도는 1.03%에서 1.20%로 각각 커졌다.
전셋값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서울의 전셋값 4억원 이하 아파트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감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감정원 시세 기준 전셋값 4억원 이하 아파트는 문재인 정권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 전체 물량에서 59.0%를 차지했지만 올해 8월에는46.0%로 감소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전세 4억원 이하 아파트는 51.1%로 절반 이상을 유지했으나 올해 1월 49.8%를 기록하며 처음 50% 밑으로 내려갔고, 임대차 2법 시행 이후에도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반면 이 기간 전세가 6억원 초과 서울 아파트는 16.2%에서 24.0%로, 9억원 초과는 5.0%에서 9.0%로 늘었다.
월세 시장은 더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0.13%→0.17%)과 서울(0.09%→0.10%), 지방(0.08%→0.09%), 5대 광역시(0.09%→0.10%)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인들이 기존 전세를 반전세 등으로 전환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매매가 역시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갔다. 9월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이 0.27%, 수도권이 0.43%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달 서울이 0.42%, 수도권이 0.52%를 기록한 것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권의 집값 오름세가 주춤한 가운데 중랑ㆍ성북ㆍ노원구 등 외곽지역의 집값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매매가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지만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를 경우 다시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며 "여전히 전반적인 주택 시장 상황은 불안정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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