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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6주 연속 0.01% 상승률을 유지했다. 잇따른 정부 정책 영향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쉽게 마이너스로 전환되지 않는 분위기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후 크게 오른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이번주 0.09% 오르며 전주에 비해 상승률이 오히려 확대됐다. 전세 매물 품귀에 따른 전세난과 '깡통전세'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2일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9월4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오르며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이번주까지 6주 연속 0.01% 상승률을 유지하는 중이다. 7·10 대책과 8·4 공급대책 영향으로 매수세가 약해지긴 했지만 강남 일부 단지와 외곽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정보를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시세대비 수천만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늘고 있지만, 일부 신축·중소형 단지에선 신고가 거래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보유세 부담 강화로 서초·송파구(0.00%)는 이번주도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강남·강동구(0.01%)는 신축 단지 등 위주로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외에 종로·중구가 보합세를 보였으며, 성동·광진·동대문·성북·강북·도봉·마포·강서·구로·영등포구 등 대부분의 자치구가 0.01%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주 0.05%에서 이번주 0.06%로 확대됐다. 인천의 경우 지난 8월10일 0.02%, 8월17일 0.03%, 지난달 7일 0.04%, 지난달 21일 0.05%로 조금씩 상승률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3주 연속 0.10%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가격이 크게 오른 세종은 0.42%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9주 연속 축소됐다.

전세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지난주 0.08%에서 이번주 0.09%로 소폭 확대됐다. 지난해 7월 이후 66주 연속 오름세다. 저금리 기조와 임대차 2법 시행, 가을 이사철 등의 영향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고가 단지가 밀집한 강남권의 전세가격 상승세가 특히 뚜렷했다. 강동구(0.13%→0.14%)와 송파구(0.12%→0.13%), 강남구(0.09%→0.12%), 서초구(0.07%→0.09%) 등 강남4구 모두 전주 대비 전세가격이 더 올랐다.
이외에 동작·노원·성동·종로구 등의 전세가격이 전주와 비교해 더 올랐고, 나머지 자치구 역시 비교적 큰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전세 품귀 현상을 이용한 '배짱 매물'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4.95㎡(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9억~10억원 대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는데 현재는 보증금 호가가 14억원까지 올랐다.
헬리오시티 110.66㎡는 두달여만에 호가가 5억원 올랐고,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3차 84㎡도 한달 사이 최고 2억5000만원 정도 호가가 뛰었다.
전세 물건이 귀한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무작정 호가를 높게 부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평소였으면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겠지만 당장 전셋집을 구하는게 급한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를 받아주면서 실거래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선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근접하거나 더 높은 '깡통주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깡통주택은 추후 집값이 안정기에 들어가면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세입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지난달 14일 기준 전세가격이 2.15% 오르며 급등세를 보였던 세종은 이번주 1.43% 올라 상승률이 조금씩 축소되고 있다. 전세매물 부족현상은 지속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급등 피로감이 쌓이며 상승폭이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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