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옵티머스 등 잇달아 터진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고 영향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규모가 1년새 30%나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판매사에 대한 과도한 배상책임에 일부 은행들이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하는 등 향후 실적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투자협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비중은 5.10% 수준으로 1년 전 7.61% 대비 축소됐다. 같은 기간 증권업계 사모펀드 판매 비중이 82.02%에서 83.87%로 높아진 것과 대조적이다.5대은행 가운데 KB만 2조원 가까이 증가주요 5대 시중은행의 판매 성과는 펀드 사고 유무에 따라 더욱 극명하게 나뉘었다. 사모펀드 사태와 무관한 KB국민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7월 말 기준 7조5000억원으로 1년 전 5조7700억원 대비 2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1년 전만 해도 사모펀드 판매 규모 7조5500억원으로 5대 은행 중 1위였던 우리은행은 잇달아 터진 사모펀드 사고에 부침을 겪으며 올해 규모가 2조79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신한은행 역시 1년 전 4조8100억원에서 현재 3조15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3조8300억원에서 2조2300억원으로, NH농협은행은 84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었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은행 네 곳의 사모펀드 판매 규모가 1년 새 30%, 7조원 가량 증발한 셈이다.은행권 사모펀드 판매 재시동 시간 걸릴 듯
가이드라인 대기 중당분간 은행권 사모펀드 판매는 재시동을 걸지 못한 전망이다. 펀드처럼 원금보장이 안되는 금융상품을 은행이 판매할 때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에 대해 아직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조율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받은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판매 정지 처분이 만료돼 사실상 펀드 판매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아직 가이드라인 조차 마련되지 않은 만큼 연내 시행 이후로 판매 시점을 미루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A 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판매는 가능하지만 아직 팔지 말라는 본부의 지시가 내려왔다"며 "'은행의 비예금 금융상품 판매 시 내부통제에 관한 모범규준'이 확정되면 이를 토대로 내부 규정을 정비해서 사모펀드 판매가 시작될 예정"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실이 나면 은행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현 분위기 상 사모펀드 판매는 힘이 드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사모 펀드 사고로 은행이 파는 펀드 자체에 불신이 퍼지면서 공모펀드 시장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은행권 공모펀드 판매잔액을 비교해보면 KB국민은행이 14조5500억원에서 16조9900억원으로, 신한은행이 14조900억원에서 15조600억원으로 증가한 것 외에 하나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이 모두 감소를 경험했다. 공모펀드도 '주춤'…공모펀드에서도 환매중단 나와
뉴딜펀드 계기 은행권 펀드 판매시장 되살아날까사모펀드 보다 감소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모펀드에 집중됐던 펀드 환매 중단 사고가 일부 공모펀드로까지 번지고 있어 은행권 펀드 판매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해외 운용사의 채권펀드를 재간접 형태로 담은 공모펀드인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가 최근 환매 중단되면서 이를 판매한 주요 시중은행들이 좌불안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뉴딜펀드를 계기로 은행권 펀드 판매 시장이 되살아 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뉴딜펀드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관련 상품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펀드를 외면했던 고객들의 관심을 되돌리기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정책형 뉴딜펀드도 사모재간접 공모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모펀드와 비슷한 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점은 판매사가 고민해야 하는 몫이다. 이미 라임펀드 판매사 은행들이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라 사상 초유 100% 배상을 수용하면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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